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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게임 개발사, 생존 위한 몸부림 '치열'
- 과열 경쟁, 시장 기대수익 하락, 마케팅비 상승의 '주범' 
- 퍼블리셔 RPG 중심 라인업 편식, 중소개발사 '시름'
- 수익셰어, 글로벌판권 등 개발사 자체서비스로 '돌파구'
- 운영대행기업 등장, 탄력적 서비스 시장 열릴 것


 

   
모바일게임 업계 퍼블리셔와 중소개발사 간의 상생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공급 과잉이 만든 과열 경쟁과 빠르게 전개된 모바일게임 업계의 트렌드 변화는 RPG류와 비RPG류의 이분법적인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한때 플랫폼 입점만으로도 선점 효과를 노릴 수 있었던 때와 달리, 공급 경쟁이 날로 치열해졌다. 결국, 게임 하나가 시장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과 기대 수익이 감소 했다. 거기다 모바일기기와 네트워크 환경의 기반 발전은 모바일의 RPG시대를 이끌었다. 장르의 특성상, 퍼블리셔는 기존 기타장르 보다 유저 잔존률이 높고 결제율이 높은 RPG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근간이 바로 여기 있다.
이런 환경은 본래 RPG 개발에 대한 비전이나 규모, 기술력을 가진 업체에게는 생존의 여지가 있는 시장이겠으나, 특히 실제 역량이나 규모면에서 그렇지 못한 개발사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분명 캐주얼 시장의 니즈는 남아 있으나, 유통 과정에서의 마진률과 마케팅비 부담은 결국 퍼블리셔와 개발자 모두에게 너무 큰 리스크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 모바일 업계 전문가는 "모바일 시장이 급격하게 규모의 경제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전에는 출시가 생존 목표였다면, 이제는 출시 이후가 더 큰 생존의 기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모바일 시장의 먹구름은 모바일게임 시장의 과열 경쟁에서 비롯된 피할 수 없는 환경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환경 변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 또한 뚜렷하다. 과연, 이런 과열 경쟁 환경에서 모바일 벤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하는가. 이 물음에 정답은 없겠으나, 여러 전문가들은 이런 모바일게임 시장의 오픈 마켓 형태와 운영대행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모바일 골드러시의 '후유증'
모바일 게임사들이 퍼블리셔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마케팅 문제 때문이다.
이전 카카오톡 같은 소셜 플랫폼의 등장으로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시장이 열렸을 당시에는 대략 2주에 5개 게임정도가 론칭됐다. 이 시기에는 게임을 론칭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집중도와 선점효과를 얻을 수 있어 별도의 어떤 마케팅 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주에 거의 10개 가량의 게임이 다양한 플랫폼과 퍼블리셔를 통해 론칭되며, 기존의 게임들과도 경쟁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공급이 급격히 늘면서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 또한 빠르게 감소했다. 인기 순위 차트에 올라 순위를 유지하는 것 역시 점점 힘겨워지고 있다. 이 결과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매출 순위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고, 퍼블리셔 역시 생존을 위해 RPG라인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공급 과잉은 전체적인 수익구조를 악화시켰고 마케팅비 상승을 초래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마케팅 투자에 대한 퍼블리셔의 몸사리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모바일 벤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힘겨운 시절이 됐다.
특히, 게임 계약시 글로벌 판권과 플랫폼 비용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거의 5:5로 나누는 퍼블리셔와 개발사간의 수익 분배 구조는, 게임 하나하나로 생업을 이끌어가야하는 소규모 개발사의 입장에선, 불리한 조건일 수 밖에 없다.

퍼블리셔 '생존'과 '편식'의 문제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는 월드컵이라는 특수한 변수 이외 모바일 RPG가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데이트 이슈를 중심으로 업치락 뒤치락 하는 4:33의 '블레이드'와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몬스터 길들이기'는 온라인 게임계 'LoL'만큼이나 그 아성이 두텁다.
구글 상위 매출 30위 권 내 RPG만 12개, 10위 권내엔 6개가 포진돼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그 무엇보다 작품 대부분이 대형 퍼블리셔의 서비스 작품이거나 중대형 개발사의 서비스 작들이라는 것이다.
소규모 개발사들 특히 비 RPG류로 퍼블리셔를 찾아나선 개발사들의 목소리는 모두 한결같다. 한 소규모 개발사 대표는 "이제는 소싱이 아니라 간택을 받아야하는 상황이다"라며 "그러나 막상 RPG류가 아니면 게임을 보여줘도 오히려 왜 RPG를 만들지 않는냐는 소리를 듣고 올 때도 있다" 전했다.
이런 환경은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무엇보다 큰 벽으로 작용한다. 당장의 물질적인 투자나 론칭, 마케팅 등에 문제도 있겠지만 이런 시장 분위기에 위축돼 본인들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거기다 퍼블리셔와의 글로벌 판권 계약 문제도 이런 개발사들에게 문제가 되고있다. FM스튜디오의 양승용 대표는 "몇몇 퍼블리셔는 일정기간 동안 게임의 서비스 성과가 안 좋으면 가차없이 버리거나, 아니면 서비스 하는 작품 중 수익률이 좋은 작품에 올인해 버린다"며 "개발사 입장에서 당장의 큰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갑자기 버려지거나 업데이트 지원을 못받아 고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매금으로 계약한 글로벌 판권 문제는 이후 자체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려 할 때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업계 생존 전략
이런 열악한 조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소 모바일 개발사들 생존 방식 역시 천차만별이다. RPG개발력을 확보하고 라인업을 늘려가며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업체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특히 모바일 RPG만을 전문적으로 개발, 소싱하고 있는 바이코어 박지수 대표는 "모바일게임 업계의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는 방법은 지속적인 라인업 공급과 시장분석 그리고 마케팅 효율성의 분석이다"라고 전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급격히 증가하는 도전작들에 대응하는 차기작 공급망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것.  지속적인 개발력과 자체 서비스, 마케팅 능력 보유가 관건인 시장이 됐다.
이에반해, 정말 절박한 개발사들은 따로있다. 규모적으로 RPG 개발 능력 부족하거나 여건과 비전 상의 문제로 RPG 이외 장르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이들은 앞에서 말한 시장 환경 등의 문제로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그들이 선택한 마지막 방법은 결국 오픈 마켓을 통한 '자체서비스'이다. 최근 부쩍 이에 대한 고민을 하는 업체가 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이 퍼블리셔와의 수익분배를 없애 수익률을 높여, 최소한의 생존과 업데이트를 이어가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그런 이후,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을 다변화한다는 것이다. 점차 이런 움직임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에 맞물린 새로운 시장도 열릴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마케팅앱의 발달 등과 맞물려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운영대행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발전해 모바일게임의 자체 운영과 마케팅을 지원하도록 각자의 솔루션을 완성해가고 있다. 게임서비스 운영전문기업 IGS 길호웅 사업본부장은 이런 시장 상황을 통해 "분명 모바일에서 캐주얼 등 다양한 장르에 니즈는 분명하다. 이에 좀 더 탄력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며, "앞으로 퍼블리셔를 대신해 이런 탄력적인 서비스 시장이 열릴 것이며, 운영대행업체들은 각자 QA, CF, BM, GM, CS 등 다방면의 전문업체가 연합군을 이뤄 보다 전문적인 자체서비스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채성욱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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