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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빌라 살인피의자 구속…사건전모는 아직 미궁
[헤럴드경제] 포천 빌라 살인 피의자 이모(50ㆍ여)씨가 3일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를 인정, 구속됐음에도 각종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은 시신 발견 이틀 만에 이 씨를 체포하고 피의자가 내연남 살해 사실을 인전해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듯 했지만 이 씨의 거짓말과 ‘오락가락’ 진술 등으로 되레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씨는 체포된 첫날 자신이 살해한 시신을 외국인 남성이라고 했으나 지문 대조결과 한국인 내연남으로 밝혀졌다.

또 남편을 살해했다고 진술한 뒤 자연사했다고 번복했다. 이 씨의 큰 아들(28)도 자연사가 맞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하고 주변인 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 씨 남편의 사망 경위 외에 단독 범행 여부, 아동 학대, 추가 범행 가능성 등도 수사 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다.

▶남편 자연사=이 씨는 경찰에서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이 베란다에서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씨의 큰 아들(28) 역시 “아버지는 10년 전 자연사했고 아버지의 시신을어머니와 함께 옮겼다”고 증언했다.

피의자와 참고인의 진술이 일치하지만 자연사한 아버지의 시신을 유기했다는 것과 그 기간이 10년이나 됐다는 점 때문에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또 10년 전 시신에서 지문이 채취돼 신원 확인이 가능했고 이 씨 남편 명의로 휴대전화가 개통돼 지난 6월 4일까지 통화기록이 있다는 점 등도 의문스럽다. 하지만 시신 부패 상태가 심각해 과학적 방법으로 사망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시신을 넘겨받아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시신에서 타살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선 이 씨와 큰아들을 추가 심문하고 친인척 등 주변인 목격담과 의료 기록증거 등이 필요하다.

▶공범은 없나?=이 씨는 “내가 원래 힘이 세다”며 단독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피의자는 한때 몸무게가 100kg 가까이 될 정도로 덩치가 컸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 씨는 내연남을 스카프로 목 조르고 얼굴을 랩으로 씌워 질식시키는 방식으로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범행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씨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여자 혼자 (비록 시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건장한 남자 두 명을 죽이고 시신을 높이 84cm, 지름 84cm나 되는 고무통에 넣고 또 다른 시신을 그 위에 올렸다는 것이다.

또 무거운 고무통을 작은 방에 넣어 놓고 옮겼다는 얘기다.

그러나 수사 관계자들은 이런 일은 건장한 남자도 쉽지 않은 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단독범행이 아니라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제3의 인물이 범행에 연루돼 있느냐와 피의자가 저지른 다른 범행은 없는지 등도 규명해야 할 사항이다.

▶아이는 언제부터 혼자=작은 아들(8)은 과연 이 씨의 범행을 알고 있었을까, 또 언제부터 혼자 있었을까.

아동보호기관을 통해 아이를 보호 중인 경찰은 각종 검사 결과 아이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학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며 이 씨의 혐의에 아동학대를 넣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는 이 씨가 직장에서 퇴근해 집으로 귀가하지 않던 날 저녁 갑자기 악을 쓰며 울어 자신의 위험상황을 외부에 알렸고, 이웃의 112 신고로 이어지게 했다.

2010년부터 뇌전증(간질)을 앓았던 아이가 언제부터 방치돼 며칠 동안 밥도 먹지 못한 것인지는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주민들은 대략 20일 전부터 이 씨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아이는 홀로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아이는 이 씨 남편과의 관계가 아닌 다른 동남아시아 출신 남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 다문화 자녀다.

그런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나이임에도 온종일 시신이 있는 집에서 지내면서 가끔 베란다에서 밖을 구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체나 정서 학대 증거를 아직 찾지는 못했더라도 아이를 시신과 동거 상황에서오랜 시간 방치한 사실로 학대 혐의가 성립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사항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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