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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통3사, 팬택 채권 손실로 모두 털어내…새 단말기 구입은 ‘침묵’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이동통신 3사들이 팬택 관련 채권을 2분기에 모두 손실처리했다. ‘팬택의 악순환’ 늪에 빠지지 않겠다는 각오의 표현인 셈이다. 이통 3사는 팬택 채권단이 요구한 출자전환과 매달 13만대를 이통3사가 의무적으로 사달라는 ‘의무 선구매’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약 810억원 상당의 달하는 팬택에 대한 매출채권을 2분기에 모두 손실처리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을 비롯해 KT와 LG유플러스는 회사별로 200억~400억원까지 대손상각비 명목으로 장부에서 팬택에 대한 채권을 지워버렸다. LG유플러스가 약 300억원의 채권을 손실처리했고, KT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관계사를 통해 단말기를 수급받아온 탓에 직접 손실 규모는 100억원 선으로 경쟁사보다 작았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통신 3사가 실질적으로는 비교적 좋은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드러난 숫자는 예상에 못미치는 이유 중 하나가 팬택 채권을 발빠르게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증권가 관계자는 “팬택 관련 손실은 3사 합산 매출액의 0.2%, 영업이익 대비 2.3%에 그친다”며 통신 3사의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사들은 팬택과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월 15만대 규모의 신규 단말기 구매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일부 통신사들이 계열 대리점 등을 통해 1000~2000대 씩 ‘배가 아이언2’ 새 제품을 선보이긴 했지만, 특정 색상 제품에 대한 고객 요청에 대응하는 차원일 뿐, 본격적인 신규주문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한 때 70만대에 달했던 재고는 지난 7월 이통 3사가 시크릿업, 아이언 등을 ‘공짜폰’으로 풀며 50여만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규모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지금 가격에 새 팬택 스마트폰을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과 비슷한 조건으로 판매할 경우 팔린다는 장담을 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의 요구가 갑작스럽게 늘지 않는 이상 신규 주문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팬택이 이미 개발했거나 초기 물량 생산까지 완료한 신제품들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 전용 스마트폰으로 알려진 ‘팝업노트’는 출시 시점조차 잡지 못하고 있고, 이통 3사의 주파수 특성에 맞게 개발한 ‘광대역LTE-A’ 폰도 이름만 존재할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디자인이나 성능 뿐 아니라 가격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전향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동통신 3사 뿐만 아니라 팬택 스스로의 자구노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팬택과 이통3사가 과거와 같은 ‘초기 높은 출고가, 후 정산 후 출고가 인하’ 전략을 워크아웃과 손실처리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가격 전략을 수립해야만 신규주문도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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