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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오늘 공식 사퇴…각종 의혹만 부풀려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업황 부진 속에서도 선방하던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이 임기 8개월을 남기고 돌연 사퇴한데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상당히 이례적이며 최대주주인 산은금융지주측과의 갈등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사장은 31일 오전에 열린 대우증권 정기 이사회에서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다.

지난 29일 김 사장이 처음으로 사의 표명 밝힌 직후 산은금융지주 측은 “실적 부진을 책임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3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부진했다. 이는 2011년 대표주관사를 맡았던 중국고섬의 상장폐지와 STX 충당금 손실 등의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중국고섬 사태는 김 사장의 임기동안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적부진’이 직접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는게 업계 안팎의 해석이었다. 올해는 1분기에 6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도 461억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상위권 실적을 냈다.

산은지주 측도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김 사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본인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은 아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산은지주와의 갈등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간 증권업계에선 김 사장이 해외 비즈니스 확대와 중국 현지 증권사 인수합병,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은지주 측과 갈등을 빚었다는 이야기들이 무성했다.

김 사장은 2012년 취임 직후부터 이머징마켓에는 종합증권사, 선진국에선 자기자본투자(PI) 전문회사를 육성한다는 맞춤전략을 수립하고 해외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산은지주는 리스크 등을 이유로 브레이크를 걸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최고경영자(CEO)는 “안정을 중시하는 은행과 투자가 우선인 증권 (경영)마인드가 충돌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도 했다.

여기에 인력 구조조정과 임원 인사를 두고도 산은지주와 대우증권 경영진의 입장이 갈리면서 ‘갈등설’에 불을 지폈다.

대우증권 매각작업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은지주가 매각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산업은행 성향이 강한 인사를 사장으로 점찍어 뒀다는 것이다. 산은지주측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후임 사장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당분간은 구동현 산은금융지주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금융기업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김 사장이 ‘MB맨’인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이 선임했기 때문에 ‘친박’의 홍기택 현 산은지주 회장과 껄그러운 점이 고려되지 않았겠냐”며 정치적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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