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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같은 반전 얻는 朴, ‘근혜표’ 국정 브랜드 구현 힘 쏟는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7ㆍ30 재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압승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게 됐다. ‘세월호 참사’와 잇단 인사실패로 타격을 입는 듯했던 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선거 결과에 투영된 민심이 ‘그래도 대통령과 여당을 밀어줘야 한다’는 걸로 요약되면서 운신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덕분에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와 국가 대혁신 작업 등을 좌고우면없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마케팅’없이 대승을 거두면서 김무성 대표의 발언권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박 대통령은 당ㆍ청간 긴밀한 소통을 통한 여유있는 리더십 발휘에 당분간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 ‘여의도 외풍’ 차단ㆍ정부발 입법 작업 탄력 받을 듯=새누리당이 국회 의석의 안정적 과반(300석 중 158석)을 확보했다는 점은 박대통령에겐 ‘선물’과 같다. 청와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그는 전날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TV를 통해 확인한 걸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각종 법안의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특별법과 정부조직법 개편안 등이 대표적이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훌쩍 넘겼지만, 결실을 맺은 개혁 작업이 전무하다시피한 이유다.

박 대통령에게 ‘반전’은 드라마처럼 찾아온 모양새다. 연거푸 터진 인사참사 등으로 야권의 강경한 목소리에 코너에 몰렸던 그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국정 성과로써 ‘역습’을 할 계기를 잡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세월호 참사’로 지연됐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규제개혁’등 그만의 국정운영 브랜드를 자신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확장적 재정정책, 공격적인 부동산 대책 등을 도입해 1차적으론 시장에서 괜찮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은 박 대통령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재료가 되고 있다. 2016년 4월 총선까지 향후 20개월간 큰 선거가 없다는 점도 박근혜정부가 국정에 매진할 여건을 만들어 준다.

선거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130석)이 향후 더 거센 대여(對與) 투쟁에 나설 공산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번에 확인한 민심을 거스르면서까지 박근혜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미지를 견지하기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경제살리기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풍우동주(風雨同舟)’ 김무성, 일단 朴 밀어주기=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을 개입시키지 않고 자력으로 완승한 점은 정치적으로 적지않은 의미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당ㆍ청 관계 설정을 복잡다기하게 만든다. ‘비 바람속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란 뜻의 ‘풍우동주’는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1순위가 된 김무성 대표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서 던진 말로, ‘건전한 긴장관계’ 유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 몸을 바칠 것”이라고 공언해온 만큼 우선적으론 청와대와 협력관계의 폭을 심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전과 같이 독단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을 유지해 당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당ㆍ청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전망을 하는 쪽도 적지 않다. 박 대통령으로선 당분간 대야 관계보다 대여 관계를 더욱 조심스럽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선거에서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남 순천ㆍ곡성에서 당선돼 이변의 주인공이 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당선자가 원내에 진입하면서 새누리당 안에서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친박(친 박근혜)’계 인사들의 구심점으로 역할할 공산이 커졌다. 김무성 대표도 이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이들 ‘정치 9단’의 ‘밀당(밀고 당기기)’은 이번 선거가 가져온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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