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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차기손보협회장 인선에 쏠리는 눈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장기간 공석이었던 손해보험협회장 인선(人選)작업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세월호 침몰 사태를 계기로 관피아 논란이 불거져 과거 관행처럼 금융당국이 낙점한 인물,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사실상 어렵게 돼 손보업계가 자율로 선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탓에 협회장 인선을 둘러싼 과열 조짐마저 보인다.

▶회추위 구성 완료...12일 후보추천 ‘격전’예고=손보업계는 지난 29일 서울 소재 모 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손보협회장 인선을 위한 회추위 구성을 마무리하는 등 본격적인 협회장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회추위는 김용덕 리스크관리학회장과 이근창 보험학회장 등 외부인사 2명과 손보협회 이사회 멤버인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 김병기 서울보증보험 사장,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 김학현 NH농협손보 사장, 김병헌 LIG손해보험 사장 등 6명의 손보사 사장들로 꾸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회추위의 위원장을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으로 정하는 한편 관료와 학계출신 인사를 배제하고, 손보사 CEO출신으로 후보군을 제한하기로 하는 등 인선기준을 마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8일 회추위 구성을 위해 열린 이사회에서 회추위원을 기존 규정에 따라 외부인사 2인과 손보협회 이사회 멤버 중 5개사 대표 등 7인으로 구성하려 했으나, 이사회 멤버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6개 이사회 사장단이 모두 동참하기로 하고, 관련 규정도 그 자리에서 개정했다”며 “이번 협회장 추천위원은 총 8인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손보사 사장단은 이번 협회장 인선작업이 업계 자율로 선출하는 만큼 신중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A손보사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낙점해준 인물을 선출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협회장 인선은 업계 자율로 선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에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자세로 협회장 선출에 임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회추위는 오는 8월 12일 2차 회의를 열고 후보군을 2인으로 압축한 후 18일 사원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후임자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B손보사 한 고위관계자는 “회추위원들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후보들을 내달 12일 열릴 회의에서 추천하고, 그 자리에서 논의한 후 최종 후보 2인으로 압축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이어 18일 사원총회에서 전체 사장단의 투표를 통해 최종 후임자를 선출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경전 팽팽...과열조짐도=업계에서는 이번 협회장 인선이 과거 요식행위가 아닌 자율선출 방식으로 진행됨에 따라 과열 양상도 띠게 될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회추위내 손보사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들간 개인관계 등 유불리 따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임원은 “외부인사를 제외한 나머지 6인은 손보사 대표이사들인 만큼 후임자를 추천하는데 있어 개인적인 관계 등 유불리를 따질수 밖에 없을 것”며 “과거 이사사 5인으로 회추위를 구성할 때 1인이 양보의 미덕을 보인 것과 달리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C손보사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는 위원장과 외부인사 2인을 선임하고, 인선기준 정도를 정했다”며 “위원장은 이전에도 시장점유율이 큰 삼성화재에서 맡아온 관행을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의 중 우스게 소리라도 추천 후보에 대한 언급은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의가 거의 끝날 무렵 모 손보사 사장은 자사 CEO출신 인사에 대한 후보 추천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해 또 다른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일각에서는 일정대로 내달 12일 후보군을 2인으로 압축하는 과정이 예상외로 쉽게 마무리될 수도 있으나, 현재 추천위원들의 분위기로 볼때 격론 끝에 사원총회 이전 한 차례 더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협회장 유력 후보군은?=업계내에서는 협회장 인선 기준이 손보사 CEO출신으로 제한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회장 후보군으로 이수창 전 삼성화재 및 삼성생명 대표이사를 비롯해 고영선 현 교보생명 부회장, 김우진 전 LIG손보 부회장, 서태창 현 현대해상 5개 자회사 이사회 의장, 권처신 전 한화손보 사장, 지대섭 전 삼성화재 사장, 장남식 전 LIG손보 사장, 김호일 전 현대해상 사장, 원명수 전 메리츠화재 사장, 김순환 전 동부화재 사장 등 손보사 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인물들은 모두 거론되고 있는상황이다. 이중에서도 유력 후보군으로 이수창 전 삼성화재 및 삼성생명 사장과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 둘 후보는 공교롭게도 오는 12월 말 임기 만료인 김규복 생명보헙협회장의 후임으로도 거론되는 등 시장내에서 비등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삼성화재에서 7년간 대표이사와 삼성생명에서 4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삼성그룹내에서도 인정받은 보험통이란 평가다. 특히 삼성화재 대표이사 시절 임직원의 이름을 거의 외울 정도로 조직원와 조직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TK출신으로, 김종창 전 금감원장과 죽마고우로 초등학교와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다.

업계 한 고위임원은 “이 전 사장은 삼성그룹내에서도 중량감 있는 존재였다”며 “카리스마와 성품, 추진력 등 모든 면에서 협회장으로서 자질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일제당에 근무할 당시 영업력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였고, 시작하면 반드시 이뤄내는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고 부회장은 은행 출신이나, 2000년 초 신한생명 대표를 맡으며 보험업계에 입문했다. 이어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대표이사와 손보업계 유관기관인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직도 역임했다. 고 부회장은 생보 출신이라는 점과 화보협회장 시절 중도 사의한 후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 고문으로 이동한 전력이 부담으로 평가된다.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화보협회장 시절 중도 사의한 배경이 이주열 현 한국은행 총재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이란 주장이 적지않다.

E보험사 고위관계자는 “고 부회장이 화보협회 이사장직을 중도 사의한 것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시절 이주열 당시 부총재가 화보협회장으로 오려해 자리를 내 준 것”이라며 “그러나 이 부총재가 계획한대로 화보협회로 오지 못하게 됐고, 이사장 자리가 수개월간 공석 끝에 이기영 전 LIG손보 사장이 가게 된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부회장은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박근혜 현 정부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동고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손보사 CEO출신으로 인선기준을 정했다고 하나 대표이사를 역임해봤다 정도로는 협회장 자리에 오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룹내 부회장급 정도의 중량감은 있어야 경쟁에 나설 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특정인물 내정을 통한 직접적인 개입은 없겠지만 후보군에 대한 의견 정도는 제시할 수 있는 등 막판 변수도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된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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