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아빠라고 불러야 할까,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할까. 일본에 이런 고민을 해야할 아이들이 118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나가노(長野)현에 있는 불임치료기관인 ‘스와(諏訪) 마터니티 클리닉’에서 최근 17년간 시아버지가 정자를 며느리의 난자에 체외수정해서 태어난 아기가 118명이며, 이 병원 네쓰 야히로(根津八紘) 원장은 이달말 관련 학회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한 예정이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스와 마터니티 클리닉에서 남편에게 정자가 없는 부부 110쌍이 남편 아버지(50대∼70대)의 정자와 아내의 난자를 체외수정으로 결합하는 시술에 응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출산한 여성은 79명이며 2회 이상 같은 방식(시아버지의 정자와 며느리의 난자 결합)으로 출산한 산모는 17명으로, 이렇게 태어난 아기는 모두 118명이다.

네쓰 원장은 남편의 형제(28쌍), 기타 인물(8쌍) 등 남편의 아버지 외 다른 근친의 정자로 체외 수정을 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방식의 임신·출산은 기존의 가족 관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논쟁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산부인과학회는 부부가 익명의 제삼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만 “가족관계나 인간관계가 복잡해져 아이의 복지라는 관점에서 예기치 못한 미래의 불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네쓰 원장은 “가족으로부터 제공을 원하는 부부가 적지 않다. 상담을 반복해 신중하게 하고 있다. 혈연관계가 있는 쪽이 제공자 가족까지 포함해 우호적인 가족 관계를 만들기 쉽고 출신이 명확해지는 면도 있다”고 이 같은 정자 제공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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