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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를 닮은…블루 인 갤러리
흥국생명빌딩 일주 · 선화갤러리 전시…김환기 · 이우환 등 작가 20인 참여
강형구 대형 초상화 ‘햅번’ 전시장 압도…美팝아트 대표주자 인디애나 ‘러브’도
갤러리 전체가 블루 컬러 일색…바쁜 도시인에게 청량제 역할



갤러리가 온통 ‘블루’로 물들었다.

미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로버트 인디애나(86)의 ‘러브(LOVE)’와 대형 인물 초상을 그리는 강형구(59)의 ‘햅번’ 등 파란색을 주색으로 한 회화, 설치 작품들이 대거 걸렸다.

태광그룹 선화예술문화재단이 에이트인스티튜트(AITㆍArt Institute Tommorrow)와 함께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일주ㆍ선화갤러리에서 ‘들리는 현대미술, 보이는 클래식-블루&D장조’ 전시를 열었다. 김춘수, 김환기, 이우환, 정상화 등 유명 작가 20인의 ‘블루칩’ 블루 컬러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일에 치여 휴가조차 엄두도 못 내는 도시인들이 잠시나마 ‘안구 정화’의 시간을 갖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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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한 복판에‘ 블루칩’ 작가 20인의 블루 작품들이 모였다. 문범·남춘모·김환기 등 파란색을 주색으로 한 회화·설치 작품들이 벽에 걸렸다 [사진제공=일주ㆍ선화갤러리]

전시장을 압도하는 작품은 강형구의 푸른색 ‘햅번(Hapburn in Surprising eyes)’이다.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대형 초상작품은 피부 잔주름이 하나하나 보일 정도로 세밀한 묘사가 특징이다.

한지에 프린트를 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사진작가 임채욱(44)의 작품 ‘Deokyu(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ㆍ2014)’도 고즈넉한 산수 풍경과 여백의 미가 보는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설치작품도 눈에 띈다. 이기봉(57) 작가의 설치작품 ‘모든 것의 끝’은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커다란 수조 속에 푸른색 글리세린을 가득 채운 후 초박막 플라스틱에 인쇄된 비트겐슈타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을 넣었다. 글리세린 액체가 대류(對流)에 따라 순환하면서 두 권의 책도 함께 부유한다. 그 느린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빠져들게 된다.

대형 인물초상을 그리는 강형구의‘ 햅번(오른쪽 위)’과 미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로버트 인디에나의‘ 러브’도 보는 이의 눈을 시원하게 하고 있다. [사진제공=일주ㆍ선화갤러리]

한기창(48) 작가의 설치 작품 ‘뢴트겐의 정원’도 어두운 전시장 한 켠을 밝히고 있다. 철제 프레임으로 만든 병풍에 엑스선(X-ray) 필름과 OH필름 등을 콜라주한 뒤 LED 조명을 비추는 작품이다. 이 작가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스테이플, 엑스레이와 같은 소재를 활용한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문범, 남춘모,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등 블루 컬러를 서로 다른 깊이감과 스펙트럼으로 변주한 회화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현대미술과 함께 클래식을 연계했다는 점이다. 명품 스피커 ‘쿠르베’를 통해 전시장에서 울려 퍼지는 클래식은 국내 1호 컬러테라피스트이자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인 최지은씨가 색과 음계와의 관계를 분석해 선정한 곡들이다. 보이는 색과 들리는 음을 각각 공통적인 비율의 주파수를 갖는 파동에너지로 보고, 파란색(587.3㎔ㆍ테라헤르츠)과 D음계(587.3㎐ㆍ헤르츠)를 매치시켰다. 전시장에는 D음(레)을 주음계로 하는 D장조 클래식 8곡이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온다.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이 미술 작품 감상의 재미를 더해준다.

전시 관련 행사로 블루와 관련된 영화 상영도 함께 진행한다. 예술영화 전용 극장인 씨네큐브에서 8월 한달 동안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영화 ‘블루 재스민’과 ‘그랑블루’ 리마스터링 감독판을 상영한다. 갤러리도 이날은 연장 오픈한다.

전시는 9월 5일까지.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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