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크엔드] 美-中 싸움에 신난 日
G2 동아시아 경제패권 다툼 치열…TPP-RCEP 놓고 日 눈치보기만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다툼이 아시아에서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는 사이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강대국으로 성장했다.

뒤늦게 중국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를 선언하며 일본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밀어붙이고 있고 이에 맞서 중국은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내세우고 있다. 그 속에서 일본의 역할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은 현재 미국이 구상하는 TPP에도, 중국이 계획한 RCEP에도 모두 포함돼 있다.

미국은 TPP를 통해 아시아 경제와 미국을 하나로 잇는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만약 협상이 성공하면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원국과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이 함께하는 세계 경제의 40%, 총 무역량의 2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 형성된다.

미국으로서는 거대 시장을 주도하는 동시에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된다. TPP를 통해 중국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경제공동체이자 새로운 정치적 협력체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이런 계획은 쉽지만은 않다. 대 중국 견제에 공조를 이뤄야 할 일본과의 협상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TPP 내 최대 경제국인 일본이 빠지게 될 경우 중국 견제라는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모든 상품 관세 철폐를 주장하는 미국과 달리 일본은 쌀·밀·설탕·육류·유제품 등 5가지 품목의 관세를 현행 38.5%에서 20%대로 낮출 것을 제안하며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정치적 이유로 자국 낙농산업을 보호하려는 일본을 예외로 둘 경우 보호무역주의의 벽을 없앤다는 TPP의 특성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미국의 고민은 깊다.

미국의 TPP에 맞서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RCEP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중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한다. 이 협정이 성사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2.5%를 차지하는 시장이 탄생한다. 미국의 TPP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TPP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다른 경제 권역과의 관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역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RCEP 구상은 일본이 처음 제안했다. 일본이 최초 제안할 때 날로 커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과연 일본이 TPP에 가입할지 중국으로서는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최근 일본 정부가 각위에 보고한 ‘2014년 통상백서’는 “RCEP는 물론 TPP 등에 적극 참여해 일본의 이익을 보호하는 촘촘한 그물망을 짜겠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일본으로서는 향후 진행되는 협상 결과에 따라 TPP와 RCEP 중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자국의 이익과 동아시아에서의 위치를 고려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아시아 경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왕좌의 게임’에서 일본은 왕좌를 얻기 위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손수용 기자/feelgo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