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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에서 한숨 돌린 팬택...기사회생 위한 ‘신규주문’은 요원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대규모 채무상환 유예로 팬택은 또 다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부도와 법정관리는 면했다. 하지만 신규주문은 여전히 요원하다. 60만대로 추정되는 재고가 문제다.

이통사 관계자는 25일 팬택의 베가아이언2 또는 광대역LTE-A 스마트폰 신규 구매 가능성에 대해 “재고가 너무 많다”고 답변했다. “지금 있는 재고 물량만으로도 베가아이언2 같은 팬택의 단말기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 팬택의 창고에 있는 베가 아이언2 ‘블랙레드컷’, ‘화이트로즈핑크’에 대한 신규 주문 계획은 없다는 뜻이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팬택의 회생을 위해 적극 돕겠다는 의지의 표현은 채무상환 유예로 충분하다”며 “한 번에 몇 천대, 또는 몇 만대 씩 이뤄지는 신규 구매 주문은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일단 부도나 법정관리는 면했지만, 팬택의 정상화를 위해 꼭 필요한 신규 매출 발생은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이통사들이 최근 보조금을 집중 투하하고 있는 ‘시크릿 업’ 스마트폰도 주간 판매량이 채 2만대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단말기 유통법 시행을 앞두고 시장이 얼어붙었다”며 “기존 재고가 적정 수준까지 떨어지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시장 전망 역시 팬택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애플의 아이폰6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4, LG전자의 새 광대역LTE-A 스마트폰 등 경쟁사들의 주력 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내수 의존도가 높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한 국내 시장 특성 상 팬택에게 주워진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는 의미다.

중저가폰 시장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공격적으로 중저가 라인업 출시를 늘리고 있다. 반면 팬택은 중저가 전용 라인업 대신, 출시 1~2년 정도 지난 구형 단말기로 이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하는 형편이다. 객관적인 사양과 디자인을 떠나, 최신 기종이란 타이틀을 단 경쟁사 제품에 밀릴 수 밖에 없는 구도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팬택의 해외 재진출만이 답이라고 진단했다. 한 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던 미국향 전용 피쳐폰, 또 고사양-중저가의 스마트폰으로 수출 물량을 다시 늘려 유동성을 확보해야, 국내 마케팅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준우 팬택 대표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실사를 거친 5개년 계획 등 경영정상화 방안이 나와 있다”며 “실제로 지난 2분기 해외 수출 물량이 국내시장 판매량의 갑절을 넘는 50만대에 달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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