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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가 구제역 청정국이었어?
[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경북 의성의 돼지 사육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우리나라는 또 다시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됐다. 지난 5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총회에서 ‘백신접종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 받은지 불과 두달 만이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나라 방역 시스템의 관리 수준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됐다”며 “특히 동남아시아 등에 우리 축산물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홍보했다. 농식품부는 또 “앞으로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청정국’ 지위로 전환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같은 비전은결국 두달 앞을 못 본 허언(虛言)이 되고 말았다.

2000년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구제역과 거리가 멀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구제역은 2000년 처음 발생한 이후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이번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것까지 포함하면 6번째다.

우리나라는 2010년 11월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당시 구제역은 전국을 돌다가 이듬해 4월 영천을 끝으로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날로부터 3년이 지난 올해 5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재획득한 것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가 인정하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청정국’과 ‘백신을 접종하는 청정국’으로 나뉜다. 백신 미접종 청정국은 상위다. 두달 전 우리나라가 획득한 건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다.

현재 백신접종 청정국은 우리나라와 우루과이 2개국 밖에 없다. 백신 미접종 청정국은 호주ㆍ 일본ㆍ브루나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과 영국ㆍ 독일ㆍ 네덜란드 등 유럽 39개국, 미국ㆍ 캐나다 등 아메리카 지역 15개국, 마다가스카르ㆍ스와질란드 등 아프리카 4개국 등 총 66개국이다.

구제역 예방접종 청정국 지위를 다시 얻으려면 몇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 2년 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정기적인 백신 접종 실적이 증명돼야 한다. 또 구제역 백신이 적합해야 하며 신속하고 정기적인 질병 보고 체계를 갖춰야 한다. 과학적인 예찰 실적도 있어야 한다.

구제역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겨울이나 봄에 발생해 여름이 되기 전에 끝이 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여름에 발생해 방역당국과 축산농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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