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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호이동’ 단속하니 ‘신규가입’으로 쏠리는 보조금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천덕꾸러기였던 ‘신규 가입’으로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이 모이고 있다. 번호이동 시장에 대한 정부 단속이 대폭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감독이 소홀한 ‘신규 가입’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에게 높은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LG전자 뷰3나 G3비트, 삼성전자 갤럭시S4, 팬택 배가 아이언, 시크릿업 등의 모델은 번호 이동보다 신규 가입 고객에게 더 싼 가격에 풀릴 정도다.

최근 G3의 보급형 모델로 선보인 G3비트의 경우, 번호이동 방식으로 SK텔레콤이나 KT에 가입할 경우, 단말기 가격으로만 약 23만원을 내야 하지만, 신규 가입할 경우 공짜폰으로 구매 가능하다. 통상 번호이동 가입 조건이 신규, 또는 기기변경보다 좋았던 지금까지 관행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일부 판매상들은 쓰던 번호를 유지하면서 서류상으로만 신규 가입으로 처리하는 ‘에이징’을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번호이동은 내 고객이 하나 늘어나면서 경쟁사 고객을 하나 뺏어오는 ‘1+1’ 효과로, 단순 1명의 가입자 증가뿐인 신규가입 대비 통신사들의 보조금이 집중됐다”며 “번호이동과 신규가입의 보조금 역전 현상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정부의 ‘불법 보조금’ 단속 강화와 관련 있다. 정부가 27만원이 넘는 불법 보조금을 근절하겠다며 서류 감독은 물론, 현장 감시를 강화하자 통신사들이 궁여지책으로 신규 가입에 열을 올리며 나온 결과다. 번호이동의 경우 사실상 실시간으로 정부가 현황을 파악할 수 있지만, 신규가입의 경우 해당 통신사를 제외한 정부나 경쟁사는 한 달 후에나 그 실태를 알 수 있는 맹점을 노린 것이다.

최근 번호이동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달 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만7900여 건으로 지난달보다 5000여 건 이상 줄었다. 이통 3사에 대한 유례없는 영업금지 처벌이 있었던 시기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반대로 신규가입자는 통신사별로 매일 수 천명씩 늘고 있다.

그동안 보조금 전쟁에 적극적이던 LG유플러스가 번호이동은 물론, 신규가입 시장에서도 소극적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추가 영업정지, 그리고 행정처분취하소송 등으로 규제 당국의 눈치를 더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쟁사들 역시 아직은 신규가입 전쟁을 오프라인 유통망으로까지 확대하지는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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