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 강남에서 마포·서대문으로
서울의 1인가구가 지난 20년간 급증하면서 1인가구의 축이 관악, 강남권역에서 도심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24일 서울시 산하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이 낸 보고서 ‘서울시 1인가구의 공간적 밀집지역과 요인 분석’에 따르면, 서울 1인가구는 2000년 강남구 신사동, 논현동, 역삼동 일대에서 가장 높은 밀집도를 보였으나 2005년 이후부터 관악구 고시촌으로 옮겨 가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밀집도를 보이더니 마포구와 서대문 등 도심 인근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였다.
2000년 1인가구 밀집도 지수는 강남구 신사동, 논현1~2동, 역삼1동 일대에서 15~20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보고서 연구팀이 개발한 1인가구 밀집도 지수는 1~30점 범위에서 움직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밀집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2005년에 접어들자 관악구 서원동, 서림동, 대학동, 청룡동 등 고시촌 일대가 25~30점 수준으로 이전 수치를 경신하더니 2010년까지 가장 높은 밀집도를 보였다.
2005년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 일대는 20~25점 수준으로 관악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밀집도를 보였으나 2010년에는 20~25점 수준인 서초구 서초2~3동, 방배3동에 2위 자리를 내주고 15~20점 수준의 3위 자리로 내려앉았다.
눈에 띄는 점은 2005년부터 마포 등 도심 인근의 1인가구가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2005년 들어 마포구 서교동의 1인가구 밀집도 지수가 처음 15~20점권으로 진입하더니, 2010년 마포구 서강동과 서교동 일대, 서대문구 신촌동과 연희동 일대가 모두 15~20점 권역으로 올라왔다. 관악, 강남에 몰려있던 1인가구축이 도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특히 강북 지역의 경우 한강변을 따라 위치한 마포구, 서대문구, 용산구,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일대에 1인가구가 밀집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2000년 강남구 일대에 밀집한 1인가구는 주거지의 질보다는 이동과 직주근접이 편리한 곳을 찾은 것으로 보이고 2005년을 전후해 관악구 고시촌 일대에 몰려든 1인가구는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후 마포구와 서대문구 등 대학가, 도심과 가까운 곳으로 1인가구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1인가구 밀집 요인으로는 월세 임대주택 수, 코스닥 상장기업 수, 30대 비율 등이 꼽혔다.
보증금이 없는 월세가 많아질 경우 1인가구가 밀집할 확률이 298배 가량 늘었고, 보증금 있는 월세 수가 많아지면 약 2배 늘었다. 한편, 전세주택 수는 1인가구 밀집 요인과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스닥 상장기업수가 한 단위 증가하면 1인가구가 밀집할 확률은 3850배 늘었다. 반면 일반 사업체나 벤처기업 수와 1인가구 밀집과는 별 관련이 없었다. 30대 연령 비율이 높아지면 1인가구 밀집 확률이 약 1.8배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