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유럽 외무장관들, 반유대주의 제동…“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유대인들에 대한 반유대주의적 선동과 적개심, 유대인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 유대교 회당에 대한 공격은 우리 사회에서 발붙일 수 없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15일 간 팔레스타인 어린이 등 620여 명이 사망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반유대주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외무장관들은 유럽 각지에서 벌어지는 반유대주의 시위를 우려하며 이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 페데리카 모게리니 이탈리아 외무장관 등 3명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브뤼셀에서 유럽 내 반유대주의 확산과 방지와 관련해 공동으로 성명을 냈다.

세 장관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군사적 대치 등과 같은 행동은 여기 유럽에서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모든 시민들이 반유대주의 위협에 해를 입지 않고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함께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시위가 몇 차례 예정돼 있었으나 프랑스 치안당국은 폭력사태 발생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허가를 내리지 않았다. 지난 19일엔 파리 시내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3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국기가 불태우고 ‘살인을 멈추라’는 자극적인 구호를 외쳤다.

반유대주의를 상징하는 옐로우배지(Yellow badge). [사진=위키피디아]
시위가 격렬했던 일부 지역에선 ‘유대인에게 죽음을’이란 구호가 들렸고 유대교 회당이 공격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은 영국 BBC 방송에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유대인과 아랍인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다. 프랑스에선 중동지역 폭력사태로 인해 유대계와 무슬림의 긴장이 종종 야기되기도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영국 런던에서도 대규모 팔레스타인 옹호 시위가 벌어졌고 오스트리아 빈, 독일 베를린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이스라엘 여행객들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베를린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반유대주의 슬로건을 외쳤다. 21일 베를린에서는 팔레스타인 옹호 시위대가 경찰에 돌을 던져 13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시위에 충격을 받은 지역 유대인 사회 지도층들은 ‘유대인들에 대한 악마적인 폭발과 폭력적 혐오’라고 말할 정도였다. 때문에 독일에서는 시위대의 반유대주의 슬로건 사용을 금지했다.

프랑스에선 당국의 허가 하에 23일에도 한 차례 행진이 있을 예정이며 이 때문에 프랑스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당국에 반유대주의 시위를 막는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요시 갈 대사는 “유대인 사회에 불안감이 있다”며 “유대교 회당을 불태우려고 시도하고 반유대주의 슬로건을 외치는 것은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들에 대해 공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대계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가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유대인협회(AJC)는 “상황이 예상치못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옹호 시위로 반유대주의 흐름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함과 동시에 이번 외무장관들의 성명을 환영했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