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대 위기’ SK이노베이션…사업 개편 ‘고난의 행군’ 시동
2분기 영업적자 700억~900억원
배터리 신성장동력 육성 등…사업다각화로 위기대응 나서



지난 50년간 한국 산업에 불꽃 역할을 해 온 SK이노베이션(옛 유공)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세계 경기 침체와 원화 절상의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데다, 회사를 진두지휘하던 최태원 SK 회장도 자리를 비웠다.

사실상의 임금 삭감도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넘으면 회사로부터 프리미엄을 받아왔는데, 올해 이보다 부진한 실적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실적하락을 이끈 정유사업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윤활유, 자원개발 등 각 사업부문별 독립체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영업적자가 700억~900억원대로 추정된다. 특히 정유부문 자회사인 SK에너지의 실적이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은 정유부문 영업손실이 263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업을 하는 SK에너지의 매출은 SK이노베이션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윤활유사업을 하는 SK루브리컨츠와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이 상당한 수익을 올렸지만, 정유부문의 적자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전해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유사업이 50년 전 대비 87배 규모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최근 국내외 시장 악재가 겹치면서 사실상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 회복이 더디고, 중국 성장세가 떨어지면서 석유, 화학 제품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요인이다. 이에 원유를 수입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한때 남는 ‘정제마진’이 크게 감소했다.

장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3~4년 전부터 시작된 셰일가스 열풍으로 석유정제업은 원가경쟁력에서 상대적 열위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유산업을 뒤늦게 시작한 중동 산유국들이 자체 정유시설을 확충하며 한국 정유사들을 가격경쟁력에서 밀어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알뜰주유소, 석유수입사 등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내수 석유시장 이익률이 0%에 육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도 계속 곤두박질쳐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신용평가사들도 잇따라 정유사들 신용평가 하락을 시행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자금 조달 및 자금운영에 큰 걱정거리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국내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사업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각 사업부문별 독립체제를 강화해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체 중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함께 작년 베이징 내에 BESK(베이징베스크테크놀로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연달아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석유개발사업도 미국 E&P 자산인수를 통해 셰일가스 등 비전통자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