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병언 사망 확인] 헛발질만 한 검경에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의혹만
[헤럴드경제(순천)=배두헌 기자]40일 동안 이미 죽은 유병언을 찾아 헤맨 검ㆍ경의 헛발질 탓에 ‘유병언 검거 작전’은 무성한 의혹만을 양산하고 있다. 변사체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일선 경찰의 안이함은 물론 유병언 사망 가능성을 대비하지 않은 검경 지휘부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23일 헤럴드경제의 취재 결과 시신의 최초 발견자 박모(77) 씨의 신고로 출동한 순천경찰서 강력계 형사들과 과학수사팀, 인근 파출소 직원들은 매일 1건 이상 발생하는 변사 사건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시신을 발견한 지난 6월 12일에도 변사 사건은 총 3건이 있었다.

경찰의 부실한 초동대처에 대해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부패 정도와 겨울 외투 복장으로 미뤄 변사체를 유병언이라 의심하지 못하고 단순 행려병자로 판단했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입견을 배제하고 면밀히 유류품 확인과 정확한 보고를 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변사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검사와 검거 작전에 엄청난 공력을 투입하던 경찰 수뇌부도 유병언이 도주하다 사망했을 가능성은 아예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검경이 ‘도주 중 사망’을 포함,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일선에 환기시켰더라면 유병언이 머문 별장과 불과 2.4㎞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변사체에 이처럼 미흡하게 대처했을리 없기 때문이다.

표 소장 역시 검경 수뇌부가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뇌부도 그런 가능성에 대한 예측과 대비도 못했으면서 일선 경찰서의 미흡한 대처만 부각시키는 것은 지휘부가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경찰은 유병언의 사망 전 동선 파악을 시작으로 사인 규명 등 수사를 진행하겠지만,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각종 의혹과 음모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검경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크게 추락한 분위기다. 순천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박신자(69ㆍ여) 씨는 “경찰이 ‘유병언이다’라고 하니깐 그런가보다 하지 사실은 잘 믿기지는 않는다”고 했다. 세월호 사망자 유가족 A 씨는 “부검을 해서 결과가 타살이라고 해도 자살이나 자연사로 가장할 것 같다. 유병언이 잡혀서 입을 열면 다칠 사람 많지 않나”라며 검경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badhone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