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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에 뿔난 월가, 공화당에 정치자금 몰아주기(?)’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경제의 중심 월가가 공화당의 정치자금을 몰아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도드-프랭크법’ 입법과 은행의 위험투자를 막는 ‘볼커룰’ 등을 통해 금융권에 대한 각종 규제에 나서면서 월가가 민주당보다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공화당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정치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치단체 및 로비스트들의 증언을 통해 미 금융업계의 공화당 선호현상과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반되는 정치자금 모금 현실을 조명했다.
FT에 따르면 금융계, 보험업계, 부동산 업계는 이미 지난 5분기 동안 2246만달러의 정치 후원금을 기부했다. 이는 대통령선거가 없던 2010년보다 약 32% 가량 많은 수치다.
금융, 보험, 부동산 업계는 2010년 민주당에 전체 기부금의 53%를 건넸다. 반면 공화당은 46%였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정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공화당 62%, 민주당 38%의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1기 출범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월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업계에 대한 비판과 개혁 움직임을 보이자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인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과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 자금을 기부했다. 그러나 올해엔 지난 5월 말 선거주기(election cycle)까지 공화당에만 정치 자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유세가 치열한 주를 골라 적어도 5명 이상의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에게 80만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또 공화당상원의회위원회(NRSC)에 5만달러, 공화당 정치 전략가 칼 로브가 후원하는 민간 정치자금 단체(슈퍼팩)인 ‘아메리칸크로스로드’에 25만달러를 각각 기부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폴 싱어도 정치자금 기부의 ‘큰 손’이다. 그도 아메리칸크로스로드에 125만달러를, NRSC에 4만7000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월가로선 자신들과 가까운 인물들이 의회를 장악해야 유리하다. 그런 면에서 금융 규제 완화를 추구하는 공화당은 월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은행위원회 등을 포함, 주요 위원회 의장을 맡고 청문회와 입법에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수당이 되어야 한다.
지난 2010년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안의 개정을 추진한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앨라배마)과 마이크 크라포(아이다호) 의원은 위원회 내 공화당 최고 위원으로서 은행 규제에 대해 비판했다. 만약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한다면 은행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꼽히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에 대해 롭 콜린스 (NRSC) 회장은 “월가 기부자들이 좋은 후보자를 선정하고 경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NRSC는 2012년 의회선거와 대통령선거때보다 300만달러를 더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월가가 우려하고 있는 가장 최악의 결과 중 하나는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셰롯 브라운 의원(오하이오)이 은행위원회 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라운 의원은 은행권에 대한 고강도의 규제를 요구하고 있으며 월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자주 노출하는 인물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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