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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사고는 국 · 영 · 수 전문학원?…44개교 전체수업의 50% 넘어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 남용…무려 72%에 이르는 학교도


교육과정 편성ㆍ운영의 자율성을 가진 자립형사립고(자사고)가 국영수에 편중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자율권을 남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자사고가 전체 수업시간의 50% 이상을 국영수로 편성해 입시학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불가피해 보인다.

23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전국의 49개 자사고 중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기초교과 비율이 고정되지 않거나 아직 3학년이 없는 학교를 제외한 44개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과 계열은 모든 학교가 국영수 비율이 50%가 넘었고, 문과 계열은 7개 학교를 제외한 37개 학교가 50%를 넘었다.


60%를 넘는 계열을 포함한 학교는 12개교로 27.3%에 달했고, 특히 부산 해운대고 이과 계열은 전체 182단위 중 국영수 수업시간이 132단위를 차지해 72.52%로 전국 자사고 중에서 가장 높았다. 국영수 수업 50% 기준은 일반고에 국영수 비율을 넘지 말라고 정한 교육부 가이드라인으로, 국영수 점수 배점이 높은 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서 국영수 수업을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일반고보다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높은 자사고는 다양하고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라는 설립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입시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자사고는 자율성을 갖고 수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영수 기초교과 시수를 늘리는데만 주력하고 있다”며 “이는 다양성이 아니라 오히려 입시위주의 획일성을 강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자사고의 국영수 수업 비중 외에도 입시 및 전ㆍ편입학 전형에 대한 감사 결과, 선행학습 여부, 학교 재정 운영의 적정성 등의 기준을 종합 평가한 결과 재지정 대상인 25개 자사고 중 16개 학교가 3가지 이상의 기준을 위반했고, 서울의 경우 14개 학교 중 9개교가 이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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