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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첫 문민정부 10월 출범…‘경제대통령’ 조코위의 과제는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인도네시아에 사상 첫 문민정부가 출범한다. 1998년 수하르토 32년 독재 종식 이후 2004년 도입된 대통령 직선제에 따른 첫 민주적 정권교체가 순조롭게 진행될 지 시선이 모아진다. 2009년 재선에 성공한 수실로 밤밤 유도요노 대통령은 이번 대선 패배자에게 승복을 촉구했다.

22일 현지언론 자카르타글로브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개표 결과 조코 위도도(조코위ㆍ53) 투쟁민주당(PDIP) 대통령 후보와 유숩 칼라 부통령 후보가 전국 34개주에서 총 득표율 53.17%를 얻어,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라드당) 연합의 프라보워 수비안토-하타 라자사(득표율 46.83%)를 6.34%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조코위와 유슙 칼라 모두 사업가 출신으로, 군인 출신이 아닌 역사적인 첫 문민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차기 정부 출범은 10월20일로 예정돼 있다.

▶평화적 정권 교체 가능할까 = 변수는 남아있다. 독재자 고(故)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위로 과거에도 대권에 도전했던 프라보워가 순순히 결과를 받아들일 지 여부다. 선거 결과에 불복해 반대 시위대들이 들이닥칠 것에 대비해 경찰이 자카르타에 있는 선관위 본부를 4겹으로 둘러싸 외부 접근을 차단하는 등 철통 보안을 폈다.

인도네시아 정부로선 초박빙 승부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달리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의지가 훼손되지 않았음을 대내외에 알려야할 입장이다.

테렌스 리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조코위로 순조로운 정권이양은 인도네시아 민주주의가 견고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하지만 프라보워가 승복을 격렬히 반대하는 점이 미지수”라고 말했다. 만일 1998년 독재정권을 쫓아낸 대규모 시위에 버금가는 반발 시위가 일어날 경우,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시 시위대가 전국적으로 퍼지자 루피화 가치는 이틀새 19% 폭락한 바 있다.


▶문민정부 최대 과제는 경제살리기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2013년 들어 둔화세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세계은행은 올해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2%로, 3월 전망치에서 0.1%포인트 낮춰 제시했다. 세계은행은 인도네시아 주력산업인 원자재의 가격이 2011년 이후 25% 하락한 점을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들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5.6%를 유지했다. 인도네시아의 현 경상수지 적자 폭은 3월 전망치인 244억달러 보다 5% 가량 늘어 256억달러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가구 장사를 하던 사업가 출신이자 개혁 성향의 조코위 대통령 내정자는 ‘정체냐 성장이냐’ 기로에 놓인 국가경제를 살려내라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야한다.

앞으로 조코위 정권은 연료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연료 보조금을 감축하는 등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여러 경제 대책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물 수출제한은 유지할 듯 =조코위 정권 출범이 세계 광물 시장에 미칠 영향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원광석의 4분의 1을 공급하는 니켈 원광 최대 수출국이며, 구리, 철광석, 보크사이트 공급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 1월에 미가공 광물 수출제한조치를 내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을 긴장시켰다.

친기업 개혁 성향의 후보 당선에 원자재 투자자들은 유불리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조코위 내정자는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자급자족 경제 구현 등 ‘경제 민족주의’를 주창해 표심을 끌어모았다. 그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더라도 광물 원광 수출 금지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 상호주의 원칙 등 외국인 투자 환경은 한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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