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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프ㆍ플레어’ 달아야 하나…민항기 안전 비상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말레이시아 항공 MH17기 피격 사고로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민항기의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항공사들은 레이더유도미사일, 열추적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비행기마다 값비싼 ‘채프’(chaff)나 ‘플레어’(flare)등 회피장비를 달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이번 피격 사고와 관련 민항기가 미사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상업 제트기에 이같은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용기의 경우 지대공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채프는 이번 MH17기를 격추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Buk와 같은 레이더유도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는 장비로 알루미늄 등 금속 물질을 공중에 흩뿌려 미사일이 이를 따라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플레어는 열추적미사일을 교란시키는 장비다. 그렇다고 이들 장비가 안전을 완벽히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C-130 수송기와 플레어. [사진=디펜스인더스트리데일리]

그럼에도 민항기는 이같은 장비들마저 탑재되지 않아 미사일이 조준됐을 경우 조종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상업 항공기는 기체 디자인조차 되어 있지 않다.

보잉 777기를 조종하기도 했던 전직 조종사 톰 케이시는 NBC에 “세계가 전쟁을 지속하고 있고 영공이 모두 위협이 된다고 가정하지 않고서는 민항기에 이같은 장비를 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조종사들과 승무원들이 훈련도 되어있지 않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완벽하게 회피를 보장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레이저 기술과 열상 기술을 이용한 상업용 다중분광 적외선 대응체계(C-MUSIC)를 도입, 미사일 등의 위협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17)가 격추된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접경지대는 북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를 잇는 최단거리 항로다. 이 때문에 사고 이전에도 많은 여객기가 이 항로를 지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민간 항공기들이 이용하는 고도(高度)는 지대공 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에 있기 때문에 교전지역을 통과하는 비행기는 언제든 군사 공격이나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우 티옹 라이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피격된 MH17이 당시 비행했던 항로는 ‘하늘의 고속도로’처럼 많은 항공편으로 붐볐던 노선”이라며 “여객기가 격추되기 전 이틀간 75대의 비행기가 사고 노선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건으로 교전지역이라도 1만m(10㎞) 위쪽 상공은 안전하다는 항공업계의 전통적인 믿음이 깨졌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위험한 교전지역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전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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