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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미사일 · 수조원 자산…‘오합지졸’ 반군은 잊어라
ISIS, 현금 · 무기 1조5500억 보유…우크라 반군 ‘블랙로드’ 밀수통로


‘지대공미사일을 보유한 우크라이나 반군, 15억달러(1조5500억원)의 자산을 확보한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연평균 7000만~4억달러를 지출하는 탈레반…’

‘오합지졸’ 반군은 옛말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이 사거리 20㎞에 달하는 지대공미사일로 말레이시아 항공 MH17기를 격추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지구촌 반군들의 군사력과 자금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라크 내전을 촉발한 ISIS가 획득한 현금과 무기를 합칠 경우 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다. 미 외교협회(CFR) 자료에 따르면 탈레반의 연간 평균 지출은 7000만~4억달러이며, 헤즈볼라는 2억~5억달러로 추정된다.

엄청난 자금력을 축적하고 있는 중동지역 테러조직에 이어 이번엔 10㎞ 상공을 운항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를 격추한 주범이 우크라이나 반군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오합지졸에 불과해 보였던 이들이 어떻게 이 같은 군사능력을 갖추게 됐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군 무기고 노략=20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 반군은 동부 지역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병기를 노획하거나 무기고를 급습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병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부 분리주리자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지도자 중 하나인 파벨 구바레프는 병력 증강을 위해 정부 무기를 탈취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구바레프는 개인 웹사이트에 “무기를 얻는 최고의 방법은 범죄에 대한 지식”이라면서 “무기창을 터는 일은 위험한 작전이지만 적어도 성공률은 (경찰을 공격하거나 군인들로부터 사는 것보다)높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특히 반군이 지난 4월 병력 수송용 장갑차(APC)를 손에 넣은 뒤 반군의 무기고가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했다고 20일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전장의 택시’로 불리는 APC를 입수한 뒤 병기뿐 아니라 자원병을 모집하는 일도 활발해졌다.

▶고성능 무기 획득=반군이 획득한 무기는 견착식 미사일, 탱크, 로켓탄 발사기부터 대공 시스템까지 다양하다.

그 가운데 러시아제 휴대용 대공미사일 ‘이글라’ 또는 단거리 미사일 ‘스트렐라-10’은 지난달 우크라군 AN-26 수송기를 격추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1일 루간스크주 젤레노폴리예에서 정부군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로켓 발사대 ‘그라드’도 살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특히 반군이 지난달 29일 도네츠크 인근의 우크라군 A-1402 미사일 시설을 습격, 이번 여객기를 격추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부크’(SA-11)를 확보하면서 대공능력이 급격히 높아졌다.

당시 러시아 웹사이트 ‘보스티’는 “이제 도네츠크의 하늘은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부크가 방어할 것”이라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크를 실제 가동하는 데 있어선 러시아의 직접적 도움이 필요했다고 보고 있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피터 펠스테드 편집장은 “(부크)시스템을 잘 아는 사병 4명은 있어야 한다”면서 “부크를 올바로 작동하려면 러시아의 원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보당국도 러시아군이 부크 시스템을 우크라 반군에 제공했을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CNN에 전했다.

▶러 무기 밀수 ‘블랙로드’=반군이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밀수하는 ‘블랙로드’(black road)의 존재도 문제다. 지난달 초 반군이 차지한 접경지대의 길이는 200㎞가 넘지만, 대부분 탁 트인 농지로 사실상 정부의 통제력이 닿지 않는 곳이다.

CNN은 현재 우크라-러시아 국경에 수십 곳의 밀수로, 이른바 ‘블랙로드’가 형성돼있다고 분석했다.

루한스크 지역의 러시아 접경 마을인 안트라시트에선 반군이 러시아제 중화기를 수입하기 시작한 지 오래다. 도네츠크주의 마리니프카에선 지난달 반군이 APC 2대를 몰래 들여오려다 국경수비대와 교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T-64 탱크 3대와 다수의 로켓 발사대를 들여오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크라 정부 측은 이 무기들이 반군 근거지인 동부 스니즈네로 이동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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