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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100일, 끝나지 않은 이야기] 진도 주민들은 ‘한숨만’
[헤럴드경제(진도)=이지웅ㆍ배두헌 기자]세월호 사고 수습이 장기화하면서 진도 지역 주민들의 ‘한숨’은 늘어가고 있다. 특히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은 생계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8일 진도 팽목항 선착장에서 만난 윤석래(73) 씨는 “사고 이후 규정을 초과하면 차 1대도 더 실을 수 없어 꼼짝없이 다음 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도에서 슈퍼마켓을 운영 중이다.

그는 “물론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충분히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처럼 장사하는 사람들은 요즘 관광객이 섬에 들어오지 않아 힘들다. 아예 배를 안 탈려고 하니까”라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조도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김준완(52) 씨는 “예전에는 배 탈때 차 바퀴 고정 같은 작업을 안했는데 이젠 까다로워졌다. 우리나라가 안전불감증이 심해서 문제였는데 바람직한 변화”라고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사고 초기에는 말은 못했지만 애로사항이 참 많았다. 창고에 물건을 넣어야되는 데 배가 한동안 아예 뜨지도 못했다. 이후에는 하루에 한 번만 움직였다”며 난감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팽목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 A 씨는 사고 100일이라는 상징성이 거론되면서 기자들이 다시 좀 오는거 같다고 했다. 

인천-제주행 진도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오전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해 사상자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실종학생 가족들이 눈물을 훔치며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오전 9시까지 진도여객선 침몰 구조자는 179명, 실종자 27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안산=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그는 “이제 경찰도 줄고 다 많이 줄었다. 장사는 회복이 안 된다. 자꾸 방송에서 이렇게 나오는데 무슨 회복이 되겠느냐”고 했다.

A 씨는 “원래 평소에는 단체 관광버스가 많이 오는데 지금은 올 사람도 안 온다”며 “이제 진도는 실종자 가족들이 어떻게 해줘야 관광객들이 올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수습이 길어지니까 많이 힘이 들어요. 진도 주민들은 참을대로 참았잖아요. 진도 사람들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조도 사람들, 관매도 사람들 다 한때 장사로 먹고 살았는데 지금은 생계가 힘들다고 해요. 여름이라 원래 예약이 들어오고 난리법석일 텐데….”

진도군청에 따르면 진도를 찾는 관광객은 예년에 비해 70%가 줄었다고 한다.

군청 관계자는 “진도 대표 관광지인 ‘운림산방’은 작년 4∼6월간 2만8000여명이 방문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9000명 정도 왔다”며 “이제 성수기 대목인데 원래 하루 수십 건 씩 있던 예약이 지금은 10건도 안 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진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모를 뿐더러 꺼려한다. 식당, 노래방, 여관, 펜션 같은 곳들은 그야말로 생계에 직격탄을 맞았다. 앞으로 진도를 많이 찾아주시면 군민들이 고마워할 것”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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