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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가볍게 한두잔~” 하우스 주당이 늘고 있다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자칭 화려한(?) 싱글족인 7년차 직장인 박종수(34) 씨. 박 씨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샤워를 한 뒤 냉장고에 넣었던 시원한 맥주를 꺼내 마시며 TV를 시청하는 걸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갈증 날때 가볍게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두잔이 하루의 피곤함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이를 위해 주말 대형마트에 갈 때마다 주류코너에 들러 평소 마시고 싶었던 캔맥주와 병맥주를 구입한 뒤 냉장고에 넣어두곤 한다. 박 씨가 하우스 주당으로 변신한 이유는 요식업소에서 술을 마실 경우 경제적 부담이 큰데다 폭음이나 음주후 귀가 전쟁 등의 염려도 없기 때문이다.

박 씨처럼 집에서 가볍게 술 한 두잔을 즐기는 ‘하우스 주당’이 늘어나고 있다. ‘하우스 주당’을 공략하기 위한 주류업계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주류업체들은 대형마트에 제품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뒤 쇼핑객을 상대로 판촉활동을 펼치느라 정신이 없다. 라면이나 스낵 등 안주류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세일 공세를 벌이는 주류업체도 있다. 일부 유통매장에선 쇼핑객을 상대로 시음행사를 실시하는 등 판촉전도 치열하다.

이처럼 주류업체들이 유통매장에서 영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가정용 주류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오랜 경제불황과 회식문화 변화 등으로 가정에서 가볍게 술을 마시는 주당들이 많아지면서 유통매장 술 거래도 증가 추세다. 가정용 중심의 수입맥주 급증과 함께 캠핑, 나들이모임, 축제 등 야외활동 인구 확대도 가정용 주류 소비를 키우는 요인중 하나다.

이같은 사실은 주류판매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전체 맥주시장에서 가정용 비중은 50.3%로 처음으로 유흥업소용(49.7%)을 앞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엔 가정용 맥주 비중이 더 커져 52%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체별로는 오비맥주가 올해 상반기 가정용 맥주 판매 비중이 52.5%로 업소용(47.5%)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 2004년 47.1%와 비교하면 10년새 가정용 비율이 4.1%포인트나 상승한 비율이다. 하이트진로도 가정용 맥주 판매 비율이 업소용에 비해 조금 낮지만 올해 점유율이 47.9%로 2010년(47.1%)보다 0.8% 높아졌다.

하이트진로 한 관계자는 “맥주시장을 볼 때 유통매장에서 팔리는 가정용 주류의 판매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소주도 비슷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경우 올해 상반기 가정용 소주 판매비율이 46.7%를 점유했다. 지난해 46.1%보다 0.6%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롯데주류도 같은기간 가정용 소주 비율이 41.3%로 3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롯데주류의 가정용 소주 비중은 2011년 37.0%에서 2012년 39.3%, 지난해엔 40.6%로 40%대에 진입했다. 올핸 41.3%를 기록하며50%대를 향해 첫발을 내딛었다. 


롯데주류 측은 “과거엔 가정용 소주 판매비중이 30%대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근 경제 불황에 따른 회식문화 변화와 가정내 음주인구 증가 등으로 가정용 판매 비중이 늘었다“며 “이같은 가정용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정용 주류의 강세는 과실주, 막걸리, 와인 등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년새 대형마트나 수퍼마켓 등 유통매장에서 와인이나 막걸리 등을 구입하는 쇼핑객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마트 명일점 1층 주류코너에서 만난 강진석(가명) 씨는“요즘처럼 열대야 때문에 짜증나는 날엔 시원한 맥주 생각이 절실해 맥주를 1상자 구입했다”며 “술값도 저렴한 데다 아내와 시원한 맥주나 막걸리 한 두잔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게 좋아 자주 술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즘 대형마트 주류매장에선 맥주와 소주, 와인 등을 쇼핑카트에 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여름철이 맥주 등 주류 성수기인 데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술이 유흥업소에서 마시는 술값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술집에서 1병에 7000~1만원을 줘야 마실 수 있는 맥주의 경우 대형마트에선 3~4병을 구입할 수 있다. 또 소주나 막거리 등도 1병 가격이 1000원 안팎일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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