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내시경 검사받기 어렵네요”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금천구에 사는 직장인 K씨는 올해로 나이가 40대 후반이다. K씨는 “올해는 미루고 있던 대장내시경을 받을 생각이다”라며 “특별히 불편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하는 술자리가 많고 어느덧 후덕해진 허리둘레도 신경이 쓰이던 참이었는데, 게다가 주변에 대장내시경을 받은 지인들 중 벌써 용종을 몇 번씩이나 제거했다는 얘기를 듣다보니 어쩔 수 없이 해야겠구나 하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내시경검사를 받을 병원을 결정하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K씨의 경우처럼 병원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내시경을 하는 병원은 주변에 많이 보이지만 과연 내시경검사를 시행하는 의사의 숙련여부를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법상 내시경 시술의 경우 정식으로 교육받고 면허를 받은 의사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시경은 의대만 나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단 내시경검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K씨의 직장동료인 P씨(강북구) 역시 얼마 전 쌍꺼풀 수술을 잘못해서 몇 번이나 재수술 받고 결국 직장까지 그만둔 사건이 있었다. P씨의 경우 쌍꺼풀 수술을 한 의사가 성형외과 전문의인줄 알고 수술 받았다가 나중에야 성형외과전문의가 아닌 타과의사인걸 알고 분노에 치를 떨었다고 한다.

이처럼 소화기내과 분과전문의, 소화기내시경인증의 제도가 분명히 있지만 분과전문의나 인증의는 병원 간판만 봐선 모르게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흔히 대학병원에서 가서 검사받으면 안심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학병원가면 대학교수에게 검사받기보다 전공의나 전임의에게 검사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드물게 대학교수가 개인병원을 차려 진료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병원과 의사는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종종 TV에서 내시경 검사에 대해 말이 나온다. 좋은 소식보다는 수면내시경 받다가 사고 난 경우 아니면 내시경 소독에 문제 있다는 뉴스이다.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하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K씨는 “내시경기계 가격이 한두 푼이 아닐 테니 일회용 내시경을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차피 잘 씻고 소독해서 사용하는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라고 했다. 이어 “대장내시경검사 중에 용종이 발견되면 바로 제거해 준다던데, 그러면 용종을 잘라낼 때 사용하는 수술 칼은, 주사기는 일회용을 쓰는 걸까?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내시경용 주사기를 나에게 또 쓰는 상황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라고 말을 이어갔다.

K씨의 경우처럼 수면내시경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걱정하는 게 생각보다 많다. ▲수면내시경 사고도 연예인들 약물 중독도 다 프로포폴이란 우유주사 때문인데 도대체 이 위험한 약을 왜 사용 하는 걸까? ▲아무리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40대 후반이지만 도저히 대장내시경은 맨 정신으로 받을 수 없어 수면내시경을 해야 할 것 같은데,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고 수면내시경은 할 수 없는 건지, ▲도대체 우유주사 사용하지 않는 병원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건지.

금천내일내과의원 남택만 원장은 “맹장수술을 외과의사가 아닌 다른과 의사에게 받고 싶은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다”며 “제도적인 제한으로 의사의 경력과 기본전문과목이외 소화기내과 분과전문의나 내시경 인증의 등 추가로 취득한 자격에 대해 외부에 알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가 만나는 의사가 어느 분야에 전문가인지 알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병원의 홈페이지에서 의사의 경력과 검사방법, 내시경기기의 관리와 일회용품사용 여부 등을 꼼꼼히 살피면 믿을만한 의사와 병원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kt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