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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드 네이밍’ 희비
특별한 장소 · 기능 고려…잘 지으면 ‘대박’
소주 ‘그리워예’ 장례식장 석권…‘좋은데이’ 는 아예 고전의 나날
‘잔칫집 식혜’ 장례식장서 시련…‘비락식혜’ 시장 80%가량 독식
‘홍삼정 에브리타임 롱기스트'…장타자 꿈 아마골퍼들에 인기



제품 이름 하나가 생과 사를 가르는 절대선(線)이 되기도 한다. 분위기에 안맞는 제품 이름 하나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 받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네이밍 하나로 대박을 터뜨리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장례식장 등 특수한 시장에서 두드러져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영남 소주업체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대선주조는 지난 2011년 8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장례식장 전용소주 ‘그리워예’를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의 장례식장에 어울리는 소주 제품이 전무하다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그리워예’를 내놓았다. 출시 이후 현재(6월 기준)까지 200만병 이상 판매고를 올렸으며, 부산과 경남 이외 지역 문상객들도 조문 후 ‘그리워예’를 구매하고 싶다는 전화가 이어질 정도로 장례식장 전용 타깃 소주의 위력은 좀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워예’(왼쪽)와 ‘롱기스트’

반면, 경남 소주 시장의 절대 강자 무학소주의 브랜드인 ‘좋은데이’는 장례식장에선 기를 못핀다. 바로 ‘좋은데이’의 네이밍 때문이다.

장례식장에 어울리지 않는 네이밍으로 인해 틈새시장에선 지역 경쟁사인 대선주조를 좀 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좋은데이’ 소비자들 사이에선 ‘그립데이’나 ‘아쉽데이’ 등 별도의 소주를 내놓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소주뿐만 아니라 식혜에서도 두드러진다.업계에 따르면 식혜의 경우 매출의 다수를 차지하는 장례식장에서 나온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의 ‘잔치집 식혜’는 이름 하나 때문에 장례식장에 발을 못 붙이고 있다. 비락식혜가 식혜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할 정도로 절대 힘을 발휘하는 것엔 ‘잔칫집 식혜’의 시련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밍의 힘’은 비단 장례식장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골프가 대중 스포츠화 되면서 골프와 연관된 이름으로 골프장 음료 시장서 약진하는 경우도 있다

KGC 인삼공사가 지난해 ‘홍삼정 에브리타임’을 변경해 내놓은 골프장용 홍삼제품은 골퍼들 사이에선 제법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름도 ‘홍삼정 에브리타임 롱기스트’로 바꿔 타이거 우즈와 같은 ‘장타자’가 되기를 꿈꾸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 잡았다.

롱기스트는 출시 8개월만에 1만5000개를 판매할 정도로 골프장의 빅 히트 제품 반열에 올랐으며, 휴대도 간편하지만 제품을 활용해 티샷 순서정하기, 멀리건·컨시드 등 행운의 기회 갖기 등 간단한 게임까지 활용할 수 있는 흥미 요소까지 더 해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제품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역발상 네이밍’ 전략까지 동원될 정도이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업체들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 네이밍에도 심사숙고를 하고 있으며 한 제품에 여러 브랜드 네이밍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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