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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문학의 새로운 바람, 화려한 수상경력의 율리 체 신작 소설 ‘잠수한계시간’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왕성한 작품 활동과 화려한 수상경력, 법학자로서의 이력과 활발한 사회 참여 등으로 독일 문단에서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작가 율리 체(40)의 신작 소설 ‘잠수한계시간’(남정애 옮김, 민음사)이 최근 번역 출간됐다.

작가 경력이 채 20년도 되지 않는 율리 체는 토마스 만상(2013), 에른스트 톨러상(2003), 독일 서적상(2002) 등 17개상을 수상하며 독일과 유럽에서 명성을 얻은 여성소설가다. 2001년 첫 장편소설 ‘독수리와 천사’를 발표하면서 독일어권 문학계의 신성으로 부상했다.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소재로 현대전쟁의 묵시록적 이미지를 강렬하게 부각시켰다는 평을 받은 이 소설로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다. 2007년 추리소설 형식의 ‘형사 실프와 평행 우주의 인생들’을 발표했고, 2009년엔 ‘어떤 소송’을 출간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유엔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는 율리 체는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던 2010년엔 놀랍게도 국제법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유로 위기, 유럽연합, 저작권법, 인권문제, 국가감시스템에 대한 발언과 사회적 행동을 이어가는 참여지식인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발간된 ‘잠수한계시간’은 스페인의 어느 섬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미수 사건을 다룬 스릴러형식의 소설이다. 세상의 기준과 평가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유복한 가계와 조국 독일을 등지고 스페인에서 잠수 강사로 살아가는 주인공 스벤 피들러와 귀족 출신의 여배우, 그녀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동거남이자 창작 위기에 빠진 작가의 이야기를 그렸다. ‘잠수’라는 행위는 주인공 스벤이 사회로부터 이탈해 여위하는 개인주의적인 삶이자, ‘평가’라는 전쟁을 벌이는 독일의 시스템으로부터의 회피를 상징한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허울 속에서 서로에게 극단적인 폭력을 가하며 살아가는 여배우와 작가 커플의 기이한 관계에 휘말리며 스벤은 갑작스러운 살인 미수 사건을 맞딱뜨리게 되고, 그의 삶과 사회에 대한 태도는 결정적인 위기를 겪게 된다. 미국과 유럽의 언론은 심리스릴러로서 이야기가 가진 서스펜스에 높은 점수를 줬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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