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위예술작가 유독 한국서만 홀대·…서러웠다”
김구림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 천안 동시展
“한국에서는 그동안 날 작가 취급도 안했어요. 그런데 일본, 프랑스, 미국 등 세계에서 나를 달리 대우하니까 그제서야 뭔가 있나보다 하고 불러주더군요.”

한국 전위예술의 선구자이자 영원한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불리는 김구림(78)을 재조명하기 위한 전시가 아라리오갤러리 천안과 서울에서 동시에 열렸다.

아라리오 서울 갤러리에서 만난 백발의 노(老)작가 김구림은 한국에서만 유난히 홀대받았던 전위예술 작가로서의 설움을 한꺼번에 토해냈다. 김구림은 “한국 화단이 오로지 학맥과 인맥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거침없는 쓴소리를 뱉어냈다. 

진 한 장 미 (Dark Rose), 책에 혼합재료, 2002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김구림은 대학을 중퇴하는 바람에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아방가르드 예술이라는 독창적인 길을 개척해 한국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해프닝, 설치미술, 보디 페인팅,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도입하고 ‘제4집단’과 같은 전위예술그룹을 만들었다.김구림은 2012년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인 런던 테이트모던 기획전에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전시에 참여해 잭슨 폴록,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20여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먼저 그의 진가를 평가받자 국내 화단에서도 뒤늦게 그를 ‘모시기’ 시작했다. 2013년 통인화랑 개인전에 이어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초대전을 열었다. 지난 4월에는 대안공간인 ‘플레이스막’에서 설치전을 열기도 했다.

이번 천안갤러리에서 선보인 ‘그는 아방가르드다’라는 주제의 전시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김구림의 작품세계 전반을 연대기적으로 조망하는 콘셉트로 구성됐다.

서울갤러리에서 마련한 ‘진한 장미’ 전시에서는 2000년대 이후에도 지치지 않는 작가적 열정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살아있는 거장 김구림의 ‘현재진행형’ 예술 세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섹슈얼리티, 성형, 자본주의와 같은 현대사회의 욕망을 여성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구현하는 작업들을 계속해오고 있다.

“실험적인 작품들은 돈이 안되잖아요. 그러니 상업화랑에서 발표하기가 힘들죠.”

김구림은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곳에서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펼쳐보이는 것이 소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시는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10월 5일까지, 서울에서 8월 24일까지 각각 계속된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