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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주 ‘崔-李’ 상견례가 ‘기준금리 결전’ 될듯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내주초 있게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회동은 첫 상견례 자리지만,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두 사람이 공언해온대로 양 기관이 가진 경기인식의 ‘간극’을 줄이는 첫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기적으로 기준금리라는 민감 현안이 핵심 의제로 잡혀 있어 두 사람 모두 날선 테이블에 앉게 됐다.

만남 직전부터 장외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최 부총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요청하는 발언을 내놓자 이 총재는 “최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권한이라는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이 총재는 18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앞서 최경환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금통위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지금도 그런 생각을 그대로 갖고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전날 최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경기 회복세를 공고히 하기 위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금리는 금통위가 결정할 사안이므로 공개적으로 말하기에는 부적절하지만 제 생각은 이미 시장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주 만남은 이 총재보다 대학(연세대) 5년 후배인 최 부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지게 됐다. 경기부양의 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의 열석발언권(기재부가 금통위에 참석해 정부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시중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 앞서 뭔가를 설명하면서 웃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최경환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권한이라는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하지만 이 총재로서도 정부 요청을 단숨에 수락하기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통화정책 운용의 안정성ㆍ독립성 문제도 있지만, 기준금리 조정시 자칫 최소 2~3개월 전에 사전 시그널로 시장에 충분한 소통을 하겠다는 기존의 소신을 저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지난 10일 금통위 당시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다시 엿새만에 소비제약 가능성을 들어 인하의 부정적인 점을 언급한 것도 이런 복잡한 심경을 반영한 것이란 관측이다.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의 회동은 이번 만남까지 포함해 1년새 세 차례 이뤄지게 된다. 작년 5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정부와 ‘엇박자’ 논란이 일자 바로 그 다음달 이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당시 김중수 총재와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서울의 한 곰탕집에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 4월엔 이주열 총재가 취임하자 현 전 부총리가 이 총재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화 선물을 들고 직접 한은을 찾아 정부와 중앙은행 간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엔 지난 두 차례 회동과는 달리 기준금리 결정 전에 이뤄지는 만남이라 이후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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