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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목장 ’으로 가는 계단…40년 만에 밟는다
대관령 생태체험 공간 9월 일반에 공개…4개 산책로에 자연친화적 놀이시설 갖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던 대관령의 마지막 오지(奧地) ‘하늘목장’<사진>이 40년간 가려진 베일을 벗고 오는 9월 일반에 공개된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랭지의 생태가 잘 보존돼 있는 모습과 투구꽃, 노루귀, 벌깨덩굴, 앵초, 얼레지, 홀아비 바람꽃 등 400여종의 희귀 식물의 보고이면서도 숲과 초원이 어우러진 풍광을 국민과 나누기 위함이다.

1970년대 초 어렵던 시절,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식량자급’ 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乳)제품을 ‘제2식량’으로 정하고 만든 곳이 대관령 삼양목장과 하늘목장 목장이다.

사회에서 소외받던 ‘거지왕 김춘삼’과 그를 따르는 부랑인 300여명이 이곳을 개척한 뒤 밑천을 마련해 새 삶을 일궜던 희망의 땅이기도 하다.


삼양목장은 2001년 개방됐지만, 하늘목장을 운영하는 한일산업은 박 전 대통령의 뜻을 잇고, 친환경 고효율 자연사료개발, 자동화 착유(搾乳)시스템 등 우리나라 축산과학의 기반으로 삼기 위해 관광자원화에 신경쓰지 않았다가, 이번에 자연순응형 생태체험의 기회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개방을 결정한 것이다.

9000만㎡로 여의도의 4배에 달하는 하늘목장은 대관령 최고봉인 해발 1147m의 선자령 바로 옆에 있고, 삼양목장을 V자 모양으로 감싸는 형태로 조성돼 있어 대관령 목장 전체와 동해바다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

하늘목장은 목장의 생태와 자연을 친밀하게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울타리 설치를 최소화 했고 산책로에도 별도의 나무 데크를 설치하지 않았다. 목장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양과 소 등 동물을 만나거나 드넓은 초지를 거닐 수도 있다. 어른 허리 만큼 자란 풀들이 빚어내는 초원파도의 장관과 함께 초원 썰매도 체험할 수 있겠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자연 친화적이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건초더미로 만든 놀이시설도 들어선다. 놀이터는 비뚤어진 나무 모양 그대로를 이용해 만들었다. 또 말을 타고 목장을 순례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법규상 농기구외에 차가 다닐수 없기 때문에 목장 전망대까지 트랙터가 끄는 32인승짜리 대형 포장마차가 운행된다.

하늘목장은 모두 4개의 산책로가 있다. 그 중 목장 전망대 부근에서 선자령에 이르는 ‘너른 풍경길’은 마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풍광과 매력을 자랑한다. 너른풍경길을 따라 선자령에 이르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올 것만 같은 드넓은 자연 초지를 체험할 수 있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 초원 미끄럼을 타는 장면, 멧돼지와 쫓고 쫓기는 씬 등 눈에 익은 풍경을 몸소 거닐 수도 있으며, 영화속 추락한 전투기 잔해는 지금도 만날 수 있다. 동막골 촬영지 옆에는 박 전 대통령의 목장 개발때 손대지 않았던 숲과 초원이 만나는 ‘가장자리숲길’이 조성돼있다. 하늘목장에 가면 젖소 400마리, 한우 100여두, 양 수십마리가 손님을 맞는다. 천혜의 풀을 먹고 자란 대관령한우는 국내 한우 최고등급이다. 하늘목장은 평창올림픽을 앞둔 강원도에 기쁜 소식이다.

평창군청 문화해설사 최일선씨는 “자연미를 가장 잘 느낄수 있는 하늘목장이 개방을 결정해 기쁘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자연순응형 녹색지대, 하늘목장에서 큰 힐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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