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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그룹, 구조조정을 ‘딱’...지배구조 개편이 ‘끝’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대그룹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 일본계 금융회사인 오릭스에 현대로지스틱스 지분과 경영권을 넘겨주면서 6000억원을 확보하며 자구계획의 80% 가량을 달성하게 됐다. <관련기사 7월2일자 12면 참조>

특히 구조조정과 함께 현대그룹 지배구조 재편도 완성되는 모양새다.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전량과 경영권은 오릭스에 넘기지만 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9.95%는 현대글로벌로 넘어갈 전망이다. 현정은 회장과 딸인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전무가 67% 넘는 지분을 가진 사실상 개인회사다. 결국 구조조정 결과로 현대글로벌이 그룹의 새로운 지주회사가 되는 셈이다.

17일 현대그룹은 오릭스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신설된 SPC에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전량인 88.8%를 60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보유 내역은 현대상선 47.67%, 현대글로벌 24.36%, 현정은 회장 등 13.43%, 현대증권 3.34%다.


현대그룹 측은 “당초 기업공개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지분 매각 제안을 받고 이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오릭스 측과 협의를 진행했으며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설된 SPC는 현대로지스틱스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한다. SPC의 자본금은 3400억원 수준이며 오릭스가 70%(2400억원), 현대상선이 30%(1000억원)를 출자해 공동주주로 나선다. 향후 SPC가 현대로지스틱스를 재매각할 경우 현대그룹은 원금과 함께 투자차익을 오릭스와 공유하게 된다. 이번 계약에 바이백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택배 사업을 아예 접는다는 의미다.

현대그룹은 매각 금액으로 현대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9.95%를 매입할 계획이다. 매입 주체는 현정은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벌이 유력하다.

현대글로벌이 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하게 되면 기존 ‘현정은→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글로벌’로 이어지는 현대그룹 지배 구조는 로지스틱스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게 된다.

경영권과 지분을 모두 넘기며 채권단에는 적극적인 자구계획 이행 의지를 보여주면서도 오너일가의 지배 구조는 위협받지 않도록 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번 현대로지스틱스 지분매각으로 총 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자구안 대부분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3조3000억원의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LNG운송사업 부문 매각, 신한ㆍKB금융지주 등 보유주식 매각, 외자 유치 등을 통해 6개월간 약 2조7000억원을 마련해 자구안의 80% 이상을 달성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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