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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상제안 거부…반올림-삼성전자 협상 난항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간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피해자를 도우려는 삼성전자의 보상제안을 반올림 측이 거부하면서다. 대신 반올림 측은 사과ㆍ보상ㆍ재발 방지 등 상당한 시일이 걸릴 의제를 한꺼번에 다룰 것을 주장하고 있다.

1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양측은 6시간 가까이 4차 대화를 가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대화에 참여한 발병자와 가족 등 8명의 보상 방안을 먼저 논의하자며 직업병 치료를 받느라 생계까지 막연해진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측 대표인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협상에 참여 중인 발병자와 가족 8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한 달 안에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며 “그래야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에 대해서도 적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재 신청 사실만으로 보상할 수는 없는 만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위해 보상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다시 한 번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또 삼성전자는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과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사장이 앞서 공개 사과한 만큼 이제는 보상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재발 방지와 관련해서도 당사자로서 누구보다 큰 관심이 있으며 필요하다면 생산라인 안전관리 현황을 상세히 설명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독립적ㆍ전문적인 제3의 기구를 통해 종합진단을 하자는 제안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가 어떤 점에 대해 미안하고 반성하는 것인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일체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고 있다. 지난 해 12월 ‘반올림’은 삼성전자에 전달한 공식 요구안에서 ▷안전 보건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점 ▷산재 보상을 방해한 점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에게 폭행과 고소·고발을 한 점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반올림 측 핵심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 협상에서 재발 방지 부분을 소홀하게 대하지 않았나 싶다“며 ”보상 문제 뿐만 아니라 사과ㆍ재발 방지 중 어느 하나 소홀하게 다뤄서도 안 된다“며 일괄협상을 고집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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