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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석금지 첫날…출근길 곳곳 항의 소동
증차 역부족 일부선 입석운행
역시나 였다. ‘대란’까지는 아니었지만 출근길에는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광역버스 입석금지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16일 오전, 서울로 출근하는 인천, 경기지역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지만 10여대의 버스가 그냥 지나치는 것을 보고 일부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버스 정류장에서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40분 이상 광역버스를 기다리며 교통정보를 보기 위해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정부에선 입석금지 첫날을 맞이해 증차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태워달라”는 출근길 시민의 항의를 받고 어쩔 수 없이 입석을 강행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부터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 3개 지자체에 광역버스 입석금지가 실시됐다. 정부는 이로 인한 출퇴근길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158대 등 수도권 노선에 직행버스 188대를 추가로 투입했다. 또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는 버스를 집중 배차, 간격을 10분 가량 줄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경기도와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들이 16일부터 입석이 금지되고 좌석제가 실시된 가운데 경기도 고양시 마두역 버스정류장에서 만차인 광역버스가 정류장을 통과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하지만 시행 첫날, 정부의 증차 계획은 출근길 혼란을 막지 못했다. 

평소처럼 집에서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은 보통 5~6대의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이미 출발지에서부터 좌석이 꽉 찬 탓에 더 이상 승객을 태울 수 없어 버스는 지나치기 일쑤였다.

정류장서 만난 경기도 수원 시민 신승현(32) 씨는 “첫날이라 평소보다 20분가량 일찍 나왔는데도 벌써 40분째 기다리고 있다”며 “차고지에서부터 기다리라는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버스기사들이 항의하는 승객들 때문에 아예 입석금지를 포기하고 입석 운행을 강행하기도 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시민 서은미(28ㆍ여) 씨는 “입석금지라고 들었는데 광역버스가 꽉 찬 채 도착했다”며 “제도 시행이 무의미한 것 같다”고 했다.

광역버스가 혼잡할 것을 예상한 일부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경기도 분당선 등 일부 지하철 노선은 북적댔다. 시민들은 “광역버스 입석금지 제도의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증차한 버스 숫자가 적어서 너무 불편하다”며 “2층버스 등 대안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모니터링을 거쳐 경찰과 협력체제를 구축, 이르면 다음달 중순 이후부터는 직행좌석버스가 입석으로 고속도로를 운행할 경우 단속을 시행키로 했다.

서지혜ㆍ박혜림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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