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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공업 임단협 난항에 조선업계 줄줄이 지연
-빅3, 지난 해 임단협 타결 시기 넘길 듯…여름휴가 전도 ‘불투명‘
-임단협 ‘바로미터’ 현대重 난항으로 삼성ㆍ대우도 영향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조선업계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8월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었지만 올 해는 16일 현재 노사 합의안도 도출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배경에는 현대중공업이 있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결과가 조선업계의 ‘바로미터’로 작용해왔지만 올 해 강성노조 집권으로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다른 조선업체들도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여기에 통상임금, 정년 연장 등 노동계 현안까지 더해져 전반적으로 협상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크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해보다 임단협 타결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해 7월17일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올 해는 내달 4일 시작되는 여름 휴가 전에도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현재까지 21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단 한건의 의견 일치도 이뤄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3만2013원 인상 ▷성과급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5만원 인상 ▷통상임금 적용범위 확대 ▷임금 삭감 없는 정년 60세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난관이 예상된다. 지난 해에는 7월22일 타결을 이뤄냈지만 올 해는 지난 5월13일 이후 17차례 이상 협상을 진행하고도 여전히 임금과 일부 단협 조항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여름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최근 쟁의행위 돌입을 결정하는 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8만7900원 인상 ▷사내복지기금 40억원 출연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 및 복리후생비 포함 ▷휴일 중복시 중복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진통을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기본급 6.3% 인상 ▷상여금 100% 인상 ▷직급 수당 신설 ▷근속휴가 및 휴가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거제조선소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합의가 녹록치 않다”, “올 해는 (협의회가) 매우 강경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 해 8월1일 임단협을 타결했다.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결과가 사실상 삼성, 대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빅3’중 가장 먼저 임단협 타결을 하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임단협을 타결하면 삼성과 대우가 이를 바탕으로 현대와 유사한 수준으로 타결을 하거나 현대보다 인상분을 조금 더 높이는 등의 조정이 있었던 것이 이제까지의 관행”이라며 “하지만 올 해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강성으로 교체되면서 협상이 장기화 되니 이같은 불문율도 깨지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조선업체 관계자는 “올 해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 문제가 있어서 업계가 더욱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어느 한 곳이 노사 합의를 이루면 참고할 수 있는데 다들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편 올 해 조선업계 임단협의 ‘키(key)’를 쥐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강경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24일 울산 본사에서 노조창립 27주년 기념행사와 더불어 임단협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질 예정이다. 정병모 노조 위원장은 최근 “쟁의행위를 불사하고서라도 올 해 임단협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사측은 “노조와의 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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