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다시 불붙은 ETF(상장지수펀드) 수수료인하 경쟁
블랙록·아문디 등 인하행렬 가세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ETF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은 지난달 유럽에서 운용 중인 6개 ETF의 수수료를 5~28bp(1bp=0.01%)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새롭게 출시된 이머징 시장 ETF 역시 총보수비율(TER)을 25bp로 설정하기로 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대형 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피델리티와 아문디의 경우 지난 5월 자사의 ETF 수수료 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뱅가드가 수수료 인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4년 만에 ETF시장 점유율을 18.2%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대형 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자금 유입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 ETF시장의 경우 올해 1분기 293억달러가 유입되면서 작년 한해 유입액인 196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ETF시장은 상위 사업자가 수익을 독식하는 구조로 짜여진다. 1~2위 운용사는 시장선점효과를 누리기 때문에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벌어져도 훨씬 유리하다. 가격 경쟁이 격화될 경우 보수인하를 더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황도 이런 세계적 추세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체 시장에서 60~70% 비중을 점유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운용사들은 수수료 인하를 통해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ETF시장이 고착화하기 전 상위권 진입에 성공하지 못하면 향후 성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수수료 인하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무리한 수수료 인하는 ETF의 질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어 투자자는 물론 운용사 측면에서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경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금리ㆍ저성장 기조에서 ETF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운용사들도 변화하는 금융 환경과 고객 니즈에 부응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 운용업계 전반의 수익성 제고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 /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