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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ㆍ중ㆍ일ㆍ러’ 외교지형 복잡해졌다…격동의 동북아
사할린섬. [사진=위키피디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최근 우크라이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팽창을 우려한 일본이 한국에 공동대응을 요청하는 등 동북아 외교 지형도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겉으로 좋아보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극동지역 개발에 지역적 갈등을 보이고 있어 협력과 갈등이란 양면적인 구도도 함께 전개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 간 경제 협력이 보다 강화되면서 한국과 일본이 이를 견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동시에 극동지역 개발에 뛰어든 중국 기업들과 러시아 사이의 불협화음도 함께 전했다.

러-일 사할린 2광구 개발. [사진=위키피디아]

최근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과 일본 대사관은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러시아 투자 관련 회의를 열었다. 한 일본 외교관계자는 “중국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파트너로서 서로를 고려해봐야 한다”며 “러시아가 중국과의 돈독한 파트너십을 찾으려는 시도는 일본의 경제적 이익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고, 우리 기업들이 이에 반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또한 FT는 박병환 주러한국대사관 경제공사의 말을 빌려 “역내 거대한 충격을 가져오고 있고” 중국 기업들의 성장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며 한일 양국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최대 소비국 중 하나로 자원ㆍ식량안보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한일 양국은 자원의 보고인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중국의 팽창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지난 5월 중국과 400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는 중국 시장 진출 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 유입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새로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평가했다.

이외에도 에너지, 인프라 구축, 기술 개발 등 합동 프로젝트 등을 통해 2020년 중-러 양자간 무역 규모는 지금의 두 배인 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극동지역 외국인직접투자(FDI) 현황(2013년). [자료=파이낸셜타임스(FT)]

이미 사할린, 캄차카, 추코트카, 아무르, 하바롭스크, 마가단, 야쿠티야 등 러시아 극동지역 중국 기업들의 진출은 활발하다.

그러나 두 나라 사이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극동지역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과 러시아 정부ㆍ주민들 사이에선 보이지 않는 간극이 존재한다.

중국 삼림개발회사인 헤이룽장신춘목재그룹은 밀도가 희박한 삼림지대 개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 농기계 수출회사인 캉보 역시 러시아 세관당국이 대형 장비에 대한 엄격한 쿼터를 적용해 수입을 제한하고 있어 장벽이 된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삼림개발회사 우방더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화재예방 및 방지책 미비, 작업허가, 조세 문제를 지적받아 문을 닫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반대로 러시아 측은 중국 기업들이 수익 창출에만 관심이 있을 뿐 러시아인 고용 창출 효과에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막심 타라소프 하바롭스크 경제개발부 해외경제협력투자국장은 “양국간 무역 및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더욱 늘고 있다”면서도 “중국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최대 이익을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한 중국 목재생산업체는 중국인 105명을 고용하면서 러시아인은 20명 밖에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중국 기업들이 지역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점도 지적됐다.

이같은 민감한 문제들은 국경지역 농업 문제로까지 번져 중국 측 농부들이 러시아 국경을 침범해가면서까지 경작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북동부 지역 헤이룽장성 경작지는 2008년 5만㏊에서 2016년 66만6666㏊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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