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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규 제천시장 인터뷰] “우리 제천은 100년전 불바다에서 일어선 강인한 도시다”
[헤럴드경제=남민 기자] 민선 제6기 제천시장에 부임한 이근규(李根圭) 시장이 시정운영의 광폭 구상과 광폭 행진에 돌입했다.

지난 13일 일요일에도 시청 집무실에 출근, 시정업무를 꼼꼼히 챙긴 이근규 시장은 자신이 구상해온 ‘시민이 주인’인 제천시 만들기 구상에 본격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시정운영의 3가지 골격을 기자에게 소개했다.

그 첫째가 제천시만이 갖고 있는 ‘역사 속의 자산’을 되살릴 구상이다. 제천시는 사실 ‘의병의 도시’다. 1907년 8월15일 제천시 유생과 농민들이 모여 남산전투를 벌이며 일제를 완전 섬멸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러나 역풍은 컸다. 1주일 후인 23일 일제는 본보기 삼아 제천시를 완전히 불바다로 만들었다. 제천은 하루 아침에 폐허의 도시가 되었다. 잿더미 속에서 100년이 지난 제천은 지금 인구 13만5000명의 건강한 도시로 부활해 있다.

▲이근규 제천시장

이근규 시장은 제천이 이러한 역사적 항일의 고장임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이 땅에 먼저 살다 간 선현들의 숭고한 얼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의병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장 큰 돈은 들일 생각은 없다. 역사적 실증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스토리화해 주민들과 함께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시설물은 그 후에 필요에 따라 갖추면 된다는 것이 이 시장의 생각이다.

이근규 시장은 ‘항일, 의병의 도시’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그건 남들이 갖지 못한 실증적 역사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묻혀 잠들어 온 게 안타깝다는 이 시장은 소프트한 이야기로 시작해, 나아가 전세계 사람들에게 ‘제천=항일, 의병의 도시’라는 이미지 마케팅을 구상 중이다. 한국을 알려면 이 의병의 도시 제천을 알게끔 하자는 구상이다. 이는 생각하기에 따라 100조원이 넘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가까이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때 외국 선수단에도 관광화할 생각이다. ‘자연치유의 도시’ 제천에 새로운 엔진을 달 자원이다.

둘째 시정의 포인트는 시민이 주인인 ‘민본의식’이다. 시장과 시민은 수평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장은 절대권력자가 아니라 ‘결재권’을 위탁받은 사람일 뿐이라는 것이다.

관성에 젖은 우리사회가 수평적 구조를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성공하지 못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사회적 인식의 틀’로 바꾸어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존재론적 가치’다. 사람이 우선인 정책이다. 가령 환경보존 문제만 해도 사람이 우선이 되는 보존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배제된 환경보존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이 시장의 철학이다.

▲이근규 제천시장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와 같은 행사도 과연 시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일인지, 그리고 지역경제에 얼마나 실익이 있는 행사인지를 다시 한번 검증해 시민과 지역경제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취임 2주일이 흘렀지만 이근규 시장은 시장 집무실의 작은 못 하나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 새로 부임한 시장의 취향에 따라 책상과 소파는 물론 사무실 분위기를 일신하곤 하지만 이근규 시장은 그렇게 쓰는 돈 조차 아까워서 할 수 없다고 했다.

9년된 관용차도 바꿀 수 있지만 그대로 타기로 했다. 운행 중 차가 서면 그때 가서 바꿀지를 고민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시장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20만km를 탄 차를 돈이 없어 바꾸지 못하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에 시장으로서 차에 돈을 펑펑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시민에 대한 배려는 또 다른데서도 돋보인다. 취임식 때 모두가 만들어 보내는 초청장도 만들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 같은 시민인데 왜 특정인만 초청장을 받아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초청장 하나로 시민을 양분하지 않겠다는 배려다. 취임식 명칭도 ‘이근규 시장 취임식’이 아닌 ‘민선 6기 시민시장 출범식’으로 할 만큼 권위의식을 벗어 던졌다.

이 시장은 전임 시장이 이룩해온 훌륭한 정책들은 자신이 잘 꽃피워야 직무를 제대로 수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더욱 노력해 결실을 맺게 하겠다고 했다. 다만 진정 시민을 위한 일인지, 제천시를 위한 일인지를 겸허한 자세로 사안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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