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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ㆍ메르켈 ‘스파이 전쟁’ 에 미소짓는 푸틴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미국과 독일의 스파이 논쟁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대 반사익을 보고 있다. 크림반도 장악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주요 서방국의 분열로 ‘어부지리’격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0일(현지시간) “미독 스파이 스캔들은 푸틴 대통령의 귀에 음악”이라며 “푸틴이 이번 미독 스파이 논쟁으로 웃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은 “냉전 이래 최악의 러시아와의 대립 속에서 미국과 유럽은 과거 어떤 때보다 공고한 대(對)러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하지만 이번 스파이 논란으로 양측 협력은 더 어렵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임은 “러시아가 동부 우크라이나 간섭하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보 당국들이 첩보작전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해야 하지만 이번 스파이 사건으로 미독 간에 긴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채널이 사실상 단절됐다”고 설명했다. 


서방권의 러시아 제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독일의 스파이 논쟁은 동맹국간 불협화음만 노출한 셈이다.

그동안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는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 밥 코커(테네시)는 지난 9월 상원 외교위에서 “지금까지 제재한 러시아 인사와 기업이 모두 합쳐 100권도 안된다”며 “공허한 위협”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독일은 미국의 자국내 첩보 행위가 두번 연속 드러나자 베를린 주재 미국 중앙정보국(CIA) 최고 책임자를 전격 추방시켰다.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내 최대 맹방인 미국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 스파이 행위에 분개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맹국간 스파이 행위는 에너지 낭비”라고 비판했다. 그는 “충분한 사실적 근거를 확보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결정할 것”이라며 강렬한 어조로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미국 두 나라가 정보기관의 역할에 대해 “대단히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NSA 도청파문이 작년에 불거진 이래 주장했던 것처럼 동맹국 사이에는 무엇보다 확고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독일간 갈등이 심화되자 러시아는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방송은 미독간 동맹 파열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술 더떠 미국의 앞마당 쿠바를 14년 만에 방문한다. 푸틴 대통령은 11일 쿠바 수도 아바나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냉전시절 옛소련의 경제 원조에 절대적으로 의지했던 쿠바는 1991년 소련이 붕괴한 후 지원이 중단되고 미국이 주도하는 쿠바 제재에 러시아가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가 멀어졌다.

그러나 라울 카스트로 의장이 2009년 1월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맺으면서 동맹 관계를 복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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