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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리뷰> 소니 엑스페리아 E1, 착한 가격의 워크맨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그래서 얼마야?”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는 고가의 IT 제품을 구매할 때 중요한 기준입니다. 비싼 제품이 좋은 것은 당연합니다. ‘싼게 비지떡’이란 말 역시 IT제품에서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헤럴드경제의 IT제품 리뷰는 앞으로 단순히 ‘좋고 나쁨’을 넘어 가격에 걸맞는 합리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 따져보고자 합니다>


카세트테이프, CD, MD...‘워크맨’은 영원한 추억이다. 좋아하던 뮤지션이 새 앨범을 발매하면 부리나케 레코드샵으로 달려갔던 기억부터 밤새 라디오를 벗 삼아 미처 사지 못한 노래가 나오면 빨간 REC 버튼을 눌렀던 손끝의 감촉까지. 우리의 기억 속에 워크맨은 소니란 브랜드 가치를 넘어 일상생활을 바꾸고 변화시킨 거대한 ‘문화 아이콘’이었다.

소니가 ‘워크맨’을 스마트폰 안에 담았다. ‘엑스페리아 E1’은 음악감상에 특화된 보급형 모델로 세밀한 음장효과와 다양한 음원파일을 지원한다.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음악을 접하는 방식은 간단해졌고 차가워졌다, 아날로그 감성은 퇴색하고 소유욕과 만족감도 떨어졌다. 음악을 접하는 방식도 다운로드란 소유의 방식을 넘어 스트리밍이란 실시간 서비스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스토리지의 용량을 확인하며 음원파일을 집어넣지 않아도 일정 금액만 결제하면 음악 스트리밍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애플, 구글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행보도 같은 맥락이다. 음악산업은 이제 형태가 없는 가상의 수익구조로 변했기 때문이다.

소니의 음악감상 특화폰 ‘엑스페리아 E1(이하 E1)’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워크맨’이라는 과거의 영광을 다시 추억하지만 스트리밍 환경과 고가ㆍ고사양 경쟁이 난무하는 한국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더 세밀하게 살피고 만져봤다. 워크맨의 감성을 내세운 소니의 보급형 모델 ‘E1’은 어떤 스마트폰일까.

사양은 비록 부족하지만 게임ㆍ앱 등 소니 콘텐츠는 유용하다. 카메라 옵션은 ‘Z 시리즈’를 연상케 하며, 고유의 절전기술로 긴 대기시간을 자랑한다.

▶부족한 사양 -40000원= E1의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200 프로세서(1.2GHz 듀얼코어)다. 디스플레이는 4인치 WVGA(800X480)이며 512MB 랩, 4GB 저장공간을 탑재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3 ‘젤리빈’으로 곧 최신버전 ‘킷캣’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배터리 용량은 1700mAh로 충분한 편이다.

태생적인 사양은 최신 스마트폰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뒤쳐지지만, ‘보급형 자급제폰’이란 꼬리표를 보면 납득이 간다. 되레 완성도 측면에서는 견고하고 훌륭하기하다.

반면 최적화는 사양의 부족함과 운영체제 영향이 함께 작용했다. 화면 이동이나 인터넷 서핑시 눈에 보일 정도로 끊김현상이 포착되며, 애플리케이션간 전환 역시 부드럽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소니에서 공언한대로 곧 ‘킷캣’ 버전으로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최적화 부분은 다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 설치된 앱의 수는 많지 않아 가벼웠다. 기본 실행 앱들이 많아질수록 기기는 더 느려지기 때문이다. E1의 메모리가 512MB이기 때문에 메모리 관리는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도 이를 의식했는지 디스플레이 하단에 위치한 시스템 버튼 우측에 ‘전환’을 배치시켰다. 사용자는 수시로 실행 앱을 확인하고 종료할 수 있다.

보급형 모델답게 플라스틱을 채용해 가볍지만 촉감이 좋다. 후면에 탑재된 고출력 스피커는 야외 음악감상에도 무리가 없다. 나노 유심을 사용하는 유저는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하다.

▶단단한 디자인 +15000원=E1은 보급형 모델이지만 편안하고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사이즈는 118x62.4x12mm, 무게는 120g으로 손에 쥐는 순간 스마트폰보다 mp3플레이어를 쥐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액정 외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이뤄졌지만 매트한 재질로 미끄러짐에 강하다. 이음새나 플라스틱의 마감, 조립상태도 단단하다. 컬러는 블랙, 화이트, 퍼플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지만 플라스틱의 특성상 오염되기 쉬운 점은 감안해야 한다.

우측 옆엔 볼륨 버튼과 전원 버튼이, 상단엔 이어폰 단자와 워크맨 버튼이 위치해 있다. 워크맨 버튼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리모콘 이어폰과 유사하다. 일반 이어폰을 연결한 상태에서 화면을 보지 않아도 볼륨과 재생, 곡 선택이 가능하다.

음악 특화 스마트폰 다운 모습은 후면 외장스피커에서 돋보인다. 100Db를 지원하는 고출력 스피커는 95Db를 지원하던 ‘HTC 원’보다 강력하다. 또 고출력에 비해 찢어지는 듯한 음의 갈라짐도 들리지 않아 실외에서 별도의 블루투스 스피커 없이 편한 음악감상을 할 수 있다.


워크맨 앱은 ‘엑스페리아 E1’의 핵심이다. 플랙(flac) 파일을 지원하고 소니 mp3 플레이어에서 지원되던 소니만의 음장기술을 집약했다. 마니아부터 일반유저까지 포용하는 라이브러리도 돋보인다.

▶워크맨, 존재이유 +50000원=E1의 핵심기능인 음악재생 능력은 워크맨의 간결함은 있지만, 대중성을 의식해 접근성이 수월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업그레이드된 워크맨 앱은 디자인부터 메뉴까지 사용자 위주로 새롭게 구성됐다. 일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유저부터 MP3에 익숙한 중장년층까지 포괄하는 쉬운 조작성이 돋보인다.

세부설정은 풍부하다. 자동으로 깔끔한 원음을 찾아주는 클리어오디오+(ClearAudio+), 공간감을 선사하는 서라운드 사운드(VPT), 노래 또는 비디오간 볼륨차이를 줄여주는 동적 노멀라이즈 등 청취자의 취향대로 재생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또 내부 스피커 음질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클리어 페이즈(Clear Phase), 내부 스피커 볼륨을 키워주는 엑스라우드(xOUD) 등 스피커 전용 옵션도 준비돼 있다.

반면 이퀄라이저 기능은 아쉽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유료 앱 ‘파워앰프(Poweramp)’나 ‘뉴트론 플레이어(Neutron music Player)’, ‘카프리치오(Capriccio)’에 비해 조절가능한 음역대가 좁고 옵션이 부족해 기본으로 탑재된 프리셋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소니의 고유기술인 클리어 베이스(Clear BASS)는 반갑다. 힙합, 락, 클럽뮤직 등 풍부한 중저음을 이퀄라이저 하단에서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

앨범이 많아질수록 라이브러리를 정리하는 작업이 복잡해진다. 특히 태그나 뮤지션 정보가 없으면 검색도 힘들어진다. 소니는 메뉴와 일체화 된 형태로 앨범 커버부터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스스로 검색해 다운 받는 기능을 탑재해 이런 불편을 덜어준다. 또 ‘소니 셀렉트’라는 외부메뉴도 소니만의 콘텐츠 구성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많은 스마트폰들이 지원하지 않던 플랙(FLAC:Free lossless audio codec) 음원파일을 지원하는 것 또한 큰 매리트다. 플랙 파일을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선 유료앱을 다운받거나 mp3를 별도도 변환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이다.


기본 제공되는 이어폰(MH410C) 음질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기기 자체에서 음을 뽑아주는 볼륨크기가 작은 느낌이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증폭기능을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쉬운 디테일 -20000원=E1을 구매하려고 고려 중이라면 3G 통신망만을 지원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SKTㆍKT 유저라면 기존 유심칩으로 구매후 바로 사용할 수 있지만, LG유플러스 유심은 주파수가 달라 사용할 수 없다. 또 웹서핑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무리는 없지만 4G망을 지원하지 않아 비교적 느린 속도는 감안해야 한다.

기본세트에 포함된 이어폰(MH410C)은 음질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기기가 지원하는 최대볼륨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최근 스마트폰들이 청취자 건강을 고려해 낮은 볼륨으로 설계하는 트렌드와 같은 맥락일 수도 있다.

카메라 성능은 300만 화소로 평이한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카메라 앱의 반응속도는 훌륭한 편이지만 앱이 무거워 실행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촬영시 선택할 수 있는 부가기능은 소니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Z’처럼 풍성했다. 수동모드, 자동배경인식, 사진효과, 스위프 파노라마 등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기능들이 탑재됐다.



▶지름신 권장가격 ‘170000원’= E1은 고사양 폰이 필요없는 음악 마니아 뿐만 아니라 등산, 낚시 등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중장년층에게도 적합하다. 외부 스피커로 별도의 스피커가 필요 없고, 별도의 유료앱을 구입하지 않아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워크맨 앱의 완성도가 좋기 때문이다. 또 플랙 파일을 지원하고 라이브러리 정리기능도 돋보였다. “소니 답다”는 한마디로 정리될 디자인도 플러스 요인.

결국 E1의 정식출고가 16만5000원에 5000원을 더했다. <사양 -40000, 디자인 +15000원, 워크맨 +50000원, 통신망 -20000원> 다양한 음원파일 지원과 기본 앱의 완성도, 외부스피커와 디자인은 전 연령대로부터 선택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부족한 사양과 메모리 용량, 기본 스토리지는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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