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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열의 ‘금리 깜빡이’ 우측 꺼지고 좌측 켜질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취임 후 네번째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세 차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동결할 가능성이 크지만 관심은 이보다 그가 이날 선보일 발언이다. 취임 후 금리 인상을 예상케 하며 유지해 온 이른바 ‘우측 깜빡이’를 끄고, 경기부양 필요성을 반영한 ‘좌측 깜빡이(금리 인하)’를 켜게 될지 한은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금통위는 이번에도 14개월째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50%)에서 묶어둘 공산이 크다. 일부 경제지표가 신통치 않은게 사실이지만 완만한 성장의 기조 자체가 꺾이진 않아 현 기준금리(2.50%)가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수준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차이인 GDP(국내총생산)갭도 줄어드는 추세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달과 달리 이 총재는 4월 세월호 사고가 내수 등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1차 자료를 보고받았을 것이다. 소비 타격이 뚜렷하다면 금리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또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최근의 저환율에 따른 수출 피해 등이 우리 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도 계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난 4, 5월 회복세를 보이는 거시경제 흐름을 전제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해왔는데 시장에선 그걸 하나의 시그널로, 소위 ‘깜빡이’로 받아들였다”며 “그런데 두달 후 경제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4월에 봤던 것을 그대로 끌고 가는지에 대한 확신이 안 서게 됐다. 한 달 후 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 등 2기 경제팀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책공조 차원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직간접 ‘요청’을 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이 총재로서도 무작정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 내정자는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금리인하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이 총재와 만나 경제 인식에 대한 간극을 줄여가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10일 금통위는 이날 결정될 금리 자체보다 한은의 경기인식과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변화 여부를 감지해보는 자리로서의 성격이 크다. 사전 시그널 없는 금리 조정은 없다며 소통을 강조해 온 이 총재가 몇개월 후의 금리조정을 염두에두고 달라진 깜빡이를 켜게 될지 주목된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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