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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에 ‘세컨 하우스’…WSJ 유명인사 ‘미래 대예측’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앞으로 맞게 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인터넷을 하지만, 언제나 다른 누군가에게 감시된다. 또 화성에 새로 살 집을 구경하러 갈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드론을 이용해 농사를 할 수도 있다. 동전은 박물관에 가서야 구경할 수 있을 지 모른다.

미국 유력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창간 125주년을 맞아 글로벌 경제, 에너지 등 총 28개 분야에서 저명한 인사들의 기고문으로 구성된 특별 리포트를 내놓고 각 분야의 미래를 예측했다.

▶인터넷으로 모두 연결된 세상=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의 발전으로 지구촌이 모두 연결되고 경제도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들은 갈수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별하기 힘들어지고, ‘커뮤니티’의 개념도 일개 국가나 단체 수준을 뛰어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수준으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 사용 인구는 27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 3분의 1을 다소 넘는 수준이다. 거꾸로 말하면 3명 중 2명은 인터넷에서 소외돼있다는 뜻이다.

이는 경제적으로 봤을 때도 손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의 2011년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5년 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21%가 인터넷과 관련된 경제활동에서 나왔다. 선진국에서 인터넷 경제는 이제 농업이나 에너지보다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따라서 저커버그는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개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기업과 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들에서의 인터넷 발전이야말로 인류가 한 발 진보할 수 있는 중대사업이라고 간주됐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 인터넷 사용 환경을 확대함으로써 일자리 1억4000만개가 만들어지고 1억6000명이 빈곤에서 탈출하게 되면서 아동 사망률까지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프라이버시에 작별”=“기술의 발전으로 사생활이 무의미해지는 세상이 온다.”

세 명의 미국 대통령에게 사이버보안에 대해 조언한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자 사이버 보안 컨설팅사 굿하버의 CEO인 리차드 클라크는 앞으로 25년 간 개인의 모든 일상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는 데이터 수집기술이 발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집, 차량, 직장 어디에 있든 개인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 수집기기가 기록하고 수집한다는 것.

그에 따르면 2040년이면 정부나 기업이 이러한 정보를 습득해 개인의 정치적 견해, 재정상태, 건강, 위치, 구매습관까지 알 수 있게 된다. 사실상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는, 이른바 ‘빅브라더’ 시스템의 구현이다.

이러한 체제 하에선 차량 절도나 속도위반, 강도 같은 범죄가 줄어든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사생활이 사라진다는 부작용이 더 크다. 누구에게도 감시되지 않는 사생활을 가질 수 있는 건 부자에게만 허용되고, 그나마도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는 게 클라크의 전망이다.

그러나 더 비관적인 일은 감시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나 빅데이터 기업에 감시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소수가 되고, 사생활 보호 단체의 목소리는 데이터 수집을 옹호하는 대중과 기업에 밀려 힘을 잃을 것이라고 클라크는 내다봤다.

▶100억인구 물전쟁, 드론으로 해결=2050년, 세계 인구가 100억명으로 늘어난다. 식량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특히 물 수요는 55% 뛰어올라 각국은 피 튀기는 수자원 확보전을 벌여야 한다.

이 우울한 시나리오는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부속 로버트 몬다비 와인ㆍ식품과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클레어 해슬러 루이스 대표가 ‘2014 유엔 세계물개발보고서’를 토대로 제시한 미래다.

그러나 해슬러루이스는 고도로 발달된 기술의 도입으로 물 공급이 원활해지고 농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막대한 자료를 이용해 최적화된 생산환경을 구현하는 ‘빅데이터’ 기술부터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한 무인기(드론)까지 농업에 활발히 활용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국제무인시스템협회(AUVSI)도 향후 10년 안에 상업용 드론의 80%가 농업용 목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 재활용 기술이 발달해 앞으로는 세정 과정에서 90%에 달하는 물이 재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성혁명의 재앙, 구직전쟁=과거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미래 경제에서 가장 중대한 도전은 더이상 ‘생산성’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산성 향상으로 일자리를 잃고 밀려난 노동자들에게 다른 질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미국에서 농업 부문은 각종 기술과 기기의 도입으로 생산성이 발전하면서 수많은 농부들이 도시로 떠나야했다. 그 여파로 지난 100년 간 미국 노동시장에서 농업의 비중은 3분의 1 가까이 감소해 현재는 1~2%밖에 되지 않는다.

서머스 교수는 과거 농업에서 일어난 움직임이 제조업 등 다른 산업에도 재현될 것이라고 봤다. ‘제조업 르네상스’는 향후 수년 간의 돌풍에 그치고, 장기간적으론 일자리가 대폭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먹어치우고 있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발달하고 있는 정보ㆍ기술(IT) 산업과, 3D프린팅과 로봇공학 등 개발 초기를 벗어나기 시작한 과학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전문 인력들도 기계에 대체돼 밀려날 수 있다고 서머스는 지적했다.

현재 지구촌 인구는 인터넷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WSJ이 제공한 표들을 이용해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왼쪽 상단의 그래프부터 시계 순서대로 ‘인터넷 보급률’ ‘국가별 인터넷 사용 순위’ ‘연령별 소셜미디어 이용률’ ‘미국인 인터넷 이용현황’. [자료=WSJ]

▶“2034년 에너지 구도, 오늘날과 흡사”=중동 에너지 전문가로 유명한 대니얼 예긴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협회장은 20년 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구도가 오늘날과 비교해 규모만 커질 뿐,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예컨대 글로벌 에너지 소비량은 향후 20년 간 35~40% 늘어나지만,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전통적 에너지에 대한 의존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34년 이 3대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현재 82%에서 근소하게 감소한 75~8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인도가 에너지 소비를 주도해, 양국이 전체 에너지 소비량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미국은 2021년이면 액화천연가스(LNG) 3대 수출국으로 올라서는 등, 에너지 수출국으로서의 면모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긴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선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풍력에너지가 대체에너지에서 전통적 에너지 수준으로 발돋움하는 등 선전하겠지만, 그 이상의 발전과 활용이 이뤄지려면 막대한 투자와 보조금이 필수라는 얘기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 같은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줄여, 향후 발전이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됐다.

▶“현금, 박물관 유물된다”=제임스 고먼 모간스탠리 회장과 아자이 방가 마스터카드 CEO는 미래엔 현금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술의 발달로 등장한 디지털 화폐가 현금을 대체해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고먼은 100년 뒤 지폐가 완전히 사라지고, 동전이나 수표는 박물관의 유물이 될 것이란 파격적 예측을 내놨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ㆍ디지털 뱅킹의 발전은 현실 세계의 은행도 불필요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에서 영업 중인 은행 지점 9만7000곳 중 1만 곳은 100년 뒤면 사라지고, 남아있는 지점도 금융거래라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금융 교육이나 사교모임, 명품 투자 등 다른 용도로 활용될 것이라고 고먼은 예측했다. 그나마도 대형 글로벌 은행들은 살아남지만 소규모 은행들은 도태되는 등, 업계가 대형은행 위주로 구조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다.

▶우주ㆍ레저ㆍ문화 어떻게 될까=그밖에 WSJ은 우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미래 예측을 내놨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아메스연구센터를 이끌었던 스캇 허버드 스탠퍼드대 교수가 전망한 우주 활용의 미래다.

그는 우주 탐사산업의 발전으로 우주여행이 흔해지고 다변화될 것이라고 했다. 단순 여행을 떠나는 사람뿐 아니라 광물을 추출하고, 화성에 마련할 제2의 집을 알아보러 떠나는 사람도 생겨난다는 것이다.

또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회장 겸 CEO는 레저산업이 고도로 발전하더라도 ‘이야기’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랑, 모험, 영웅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여전히 인기를 끌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60년 뒤면 기술 혁신으로, 창의적 이야기를 실제처럼 구현할 수 있는 한계가 거의 사라져 테마파크, 영화 등 레저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아이거 회장은 내다봤다.

그밖에 영화 ‘인셉션’ ‘다크나이트’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전하겠지만 영화극장은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유사하게 미국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음반산업이 사양길을 걷고 있지만,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인기가수들의 음반은 계속해 잘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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