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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W리스트] 격투기도 금지한 월드컵 파울 TOP5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몸싸움이 필수인 축구에서 차징은 타 스포츠에 비해 매우 관대한 편이다. 정상적인 범주를 넘는 차징에 대해서만 파울로 판정해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긴다. 만약 파울의 수위가 높으면 경고에 해당하는 옐로카드가 발급되고, 비슷한 수위의 파울을 반복하면 퇴장을 뜻하는 레드카드가 발급된다. 매우 심한 파울인 경우 경고 없이 바로 레드카드가 나오기도 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즉각 레드카드를 발급해도 시원찮을 ‘용서받지 못할’ 문제적 반칙행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심지어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당연한 격투기 종목에서도 반칙에 해당하는 행위가 축구장에서 나왔다. 앞으로 이런 반칙이 축구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길 바라는 취지에서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발생한 ‘격투기도 금지한 월드컵 파울 TOP5’를 임의 선정해 봤다.

▶5위: 이청용의 ‘살인 태클’

한국 대표팀의 이청용(26ㆍ볼튼)이 지난 달 27일(이하 한국시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로 벌인 벨기에 전에서 저지른 무시무시한 ‘살인 태클’이 5위에 꼽힐 만 하다. 이청용은 한국이 0-1로 뒤지고 있는 후반 추가시간 2분께 벨기에 수비수 안토니 반덴 보레에게 ‘가위치기’ 태클을 구사해 넘어뜨렸다. 태클한 발로 반덴 보레의 다리를 가격하면서 양쪽 발로 상대 발의 움직임을 잠구듯이 감았다. 반덴 보레의 다리는 이상한 방향으로 꺾였고, 그는 큰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진단 결과 반덴 보레는 종아리뼈 골절로 밝혀져 이후 16강전과 8강전에 출전하지 못 했다. 반덴 보레는 한국전에서 양팀 최고 평점인 8점을 받을 만큼 팀의 주축 전력이었으나 이청용의 깊은 태클 때문에 월드컵에서 중도하차해야 했다. 심판은 이청용에게 파울 휘슬을 불지 않았으나 실은 퇴장을 줘도 무방한 명백한 파울이었다. 현재 가위치기는 격투기에서는 허용되나 원류인 유도에서는 금지된 기술이다.

▶4위: ‘깡페페’의 ‘헤드버팅’

포르투갈의 수비수 페페(31ㆍ레알 마드리드)는 헤딩을 공에 하지 않고 사람에게 했다. 지난 17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독일에 0-2로 밀리고 있던 도중 독일 공격수 토마스 뮐러(23ㆍ바이에른뮌헨)의 얼굴을 손으로 친 뒤 주저앉아 있는 뮐러에게 재차 다가가 머리로 박치기를 했다. 페페는 이같은 비신사적 행위로 즉시 퇴장당했고, 팀은 0-4로 대패했다. FIFA는 페페에게 23일 미국과의 G조 조별리그 2차전 출전 정지와 함께 9860 파운드(약 1700만원)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박치기, 즉 헤드 버팅(head butting)은 현대 격투기대회에서는 모두 금지한 난폭한 공격기술이다. 사람의 이마 뼈는 인체 중 가장 두껍고 단단하다. 때문에 주먹, 발, 무릎 등보다도 더 치명적인 공격수단으로 통한다. 격투기에서 금지된 이유는 발차기와 같은 공격이 크게 줄고 서로 껴안고 인사하듯이 박치기만 반복하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만주키치에게 팔꿈치 공격을 가하는 알렉상드르 송.

▶3위: 알렉상드르 송의 ‘점핑 엘보’

카메룬의 미드필더 알렉상드르 송(27ㆍFC바르셀로나)은 지난 달 19일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로 뒤져있던 전반 40분 크로아티아의 ‘주포’ 마리오 만주키치(28ㆍ바이에른 뮌헨)의 등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퇴장을 당했다. 바로 직전 자신의 진로에서 만주키치가 걸리적댔다는 데 대해 불만을 터뜨린 것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송에게 3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2만 스위스 프랑(약 2300만원)의 추가 제재를 내렸다.

공과는 상관 없이 전방으로 달려나가는 만주키치를 뒤쫓아 날린 이 공격은 정확히 ‘다운워드 엘보(downward elbow)’라는 격투기 기술이다. 무에타이의 ‘속통(sok tong)’이 그 원류다. 하지만 이 기술을 상대의 척추 라인(spinal line)에 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 격투기에서도 금지돼 있다.

▶2위: 루이스 수아레스의 ‘바이팅’

우루과이의 특급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7ㆍ리버풀)는 지난달 25일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상대 선수인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30ㆍ유벤투스)의 어깨를 깨무는 엽기적인 반칙을 저질렀다. 가만히 있는 키엘리니의 뒤에 다가가 위턱의 치아로 내리찍듯이 단번에 무는 동작이 워낙 간결해 자주 해본 솜씨다웠다. 과거에도 두 차례 이상 상대를 깨물어 논란이 된 바 있는 그다.

심판은 이 장면을 보지 못 해 파울로 처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FIFA는 추가제재로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와 4개월간 축구 활동 금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수아레스는 “내 행동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키엘리니와 모든 축구팬에게 용서를 구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깨무는 행위는 비인간적인 공격 방법으로 간주돼 모든 격투기 대회에서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수니가에게 무릎치기 공격을 받고 쓰러져 실려나가는 네이마르. 이런 반칙 행위는 모두 격투기 대회에서조차 금지된 위험한 행위였다.

▶1위: 카밀로 수니가의 ‘플라잉 니’

콜롬비아의 수비수 후안 카밀로 수니가(29ㆍSSC나폴리)는 최악의 무모한 반칙을 저지른 것이 틀림없다. 지난 5일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브라질의 공격 핵이자 세계 축구계 수퍼스타인 네이마르 다 시우바(22ㆍFC바르셀로나)의 뒤에서 달려와 볼을 트래핑하고 있는 그의 척추를 무릎으로 강하게 찍어찼다. 네이마르는 즉시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네이마르는 병원에 후송되며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며 공포에 찬 목소리로 울먹였다. 진단 결과 요추 3번 골절. 최소 6주에서 최장 6개월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신세가 됐다. 고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당당히 활약하며 골든슈와 줄리메 트로피를 품에 안으려던 세계 축구의 신동의 꿈은 눈물과 함께 사라졌다. 수니가는 이후 “고의가 없는 정당한 플레이였지만 미안하다”고 마음에 없는 사과를 했다. 그는 현재 홈 브라질 팬들로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날 듯 점프해서 무릎으로 상대를 가격하는 플라잉 니(flying knee). 화려하고 멋진 격투기 기술이다. 그러나 축구장에서는 결코 등장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기술이다. 특히 수니가가 네이마르에게 이 공격을 가한 부위는 네이마르의 배후, 척추라인이었다. 격투기에서 척추라인에 대한 공격은 엄격히 금지된다. 네이마르가 그리 강해 보이지 않는 이 공격에 골절상을 입은 것도 신체 뒤에서 가해지는 충격에 인체가 취약한 탓이다. 축구에서 백태클을 강하게 제재하는 것도 그래서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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