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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깊어지는 고민’
단기정기예금 증가세 둔화…장기대출도 덩달아 주춤
점포만 줄어든 게 아니다. 기능도 축소됐다. 은행들 이야기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년 미만 정기예금은 140조366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말보다 6.5% 증가했다.

이 예금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09년말과 2010년말에는 전년말 대비 각각 27.5%, 36.4% 급증했다. 이듬해인 2011년, 5.4% 감소했다. 이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올 1분기 말에는 전년말보다 3.7% 증가한 145조5436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은행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장기대출을 늘리는 것이다. 또 개인이나 기업의 신용도를 정밀하게 평가한 뒤, 담보가 부족한 서민이나 중소기업에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것도 주요 기능이다.

이럴러면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단기예금이 증가해야 한다. 싼값에 자금을 조달해야 여력이 생긴다. 그러나 1년 미만 정기예금의 증가세 둔화는 은행의 금융중개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

요구불예금의 금리는 매우 낮다. 금융권에선 이를 대표적 ‘핵심예금’이라고 한다. 알짜 수신인 셈이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총수신 대비 핵심예금 비중이 미국의 경우 75%인 반면 국내 은행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표적 단기 시장성 수신인 양도성예금증서(CD) 잔액은 5월말 현재 25조2000억원이다. 2009년말에는 100조원을 웃돌았다.

저비용 수신이 감소하다 보니 장기대출도 덩달아 둔화하고 있다. 시설자금대출 증가율은 2007년말에 전년말 대비 38.2% 증가했다. 최근에는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2012년말과 2013년말에는 전년보다 13.0%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울러 기업예금의 폭발적 증가로 지급결제 시스템 안정화 기능의 약화 가능성도 나온다. 4월말 현재 기업예금은 297조6388억원이다. 2008년말에는 177조3364억원이었다. 이 돈은 기업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다. 은행들은 신용확대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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