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英 중산층 “집 팔아도 자녀 사립학교 못보낸다”…학비 20년來 4배 급증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영국 중산층 자녀에게 사립학교 진학이 점차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사립학교 학비가 1990년 이후 20년간 거의 4배로 폭등한 탓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6일(현지시간) 증권회사 킬릭앤코의 자료를 인용해 회계사, 변호사 등 전통적으로 보수가 높은 직업을 지닌 부모가 1990년대 배관공 부모가 그랬 듯 사립학교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됐으며 사립학교는 점차 ‘수퍼리치’ 외국인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 한 채 팔아야 자녀를 좋은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9월에 자녀를 A레벨 초등학교에 입학시킨다면 고등학교까지 총 13년 과정에 총 27만1000파운드(4억7000만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평균 집 값 이상이다. 기숙사 비용 예상가는 대략 43만5000파운드(7억5000만만원)다.

[사진 =가디언]

킬릭앤코가 1990년부터 2014년까지 24년 동안 사립학교 비용과 부모의 평균 임금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사립학교 교육비는 300% 이상 증가한 사이 부모의 임금 상승율은 76%에 그쳤다.

사립학교의 연 평균 교육비는 2985파운드(517만원)에서 1만2700파운드(2199만원)로 4배 규모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숙사 비용은 6800파운드(1177만원)에서 2만8800파운드(4987만원)로 4배 이상까지 폭증했다.

가계 수입에서 사립학교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졌다.

1990년에 한 자녀를 사립학교에서 교육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의사 19%, 변호사 23%, 회계사 29% 등으로 중산층 직업군의 30% 미만이었다. 배관공 39%, 건설노동자 47.5%로 높았다.

24년 뒤인 2014년에 사립학교 교육비는 의사 가처분소득의 36% 수준이다. 변호사 50%, 회계사 59%, 교수 51%, 펀드매니저 47% 등이다. 의사를 제외하고 중산층 직업군의 자녀 교육은 옛 배관공이나 건설노동자 수준보다 더 어려워진 것이다.

이튼, 해로우 등 명문사립학교의 문턱은 회계사, 변호사 같은 전통 중산층 자녀에게는 높아졌으며 중국인 백만장자 등 국제적인 자산가 자녀에게는 낮아졌다.

영국 사립학교 교육비의 고공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되리란 전망이다. 2027년에는 현재의 두배 이상인 연 2만7400파운드(4744만원)에 악기 레슨과 교복, 수학여행 등 추가비용으로 연 3000파운드(519만원)가 예상된다. 한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려면 총 27만1000파운드, 두자녀는 52만6000파운드가 들 것으로 킬릭앤코는 내다봤다.

또 자녀가 13살부터 고등학교까지 8년을 기숙사에서 지낼 경우 총 43만5000파운드가 들며, 2자녀인 경우 83만1000파운드가 너끈히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기숙사 비용까지 포함한 사립학교 교육비는 의사 급여의 50%를 차지한다. 펀드매니저 급여의 66%, 변호사 70.5%, 교수 72%, 회계사 83%까지 늘어난다. 배관공은 104%, 건설노동자 128% 등으로 사립학교 교육비가 연봉을 뛰어넘는다.

[사진 =텔레그래프]

킬릭앤코는 “혼자 버는 가계는 용을 대기 불가능하며, 소득원이 2명인 가계는 사립교육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적었다.

이 자료는 사회자선단체인 서튼트러스트가 정부에 사회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사립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정부 보조금 연 2억1500만 파운드를 요구한 뒤 나왔다.

하지만 영국 사립학교위원회(ISC)는 오히려 최근 몇년새 학비 증가가 둔화됐으며, 이러한 수치는 영국 사립학교가 세계 최고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