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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란제리 회사, 해외로 눈돌리는 까닭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 여성 속옷회사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국내 시장의 침체여파로 14억 인구대국 중국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란제리 강국인 유럽과 북미까지 넘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외 ‘진출’에 의미를 뒀지만 이제는 ‘확장’으로 전략을 전면수정했다.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속옷 대기업 ‘와코루’는 최근 파리만국박람회에서 대규모 패션쇼를 열었다. 와코루 이데유조(井出雄三雄三) 상무는 “여기(유럽)서 인정받으면 세계에서 통용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설명: 아사히신문이 게재한 각국 여성 브래지어 선호 성향]

실제로 유럽 여성속옷 시장은 1조2000억엔(약 11조9000억원) 규모로 세계 최대다. 코르셋을 시작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도 많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트라이엄프’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여성의 브레지어 보유 수를 봐도 유럽이 최고다. 프랑스 9.8개, 독일 10.0개인 반면 아시아에서 속옷시장이 활성화된 일본은 8.7개에 그쳤다.

일본 속옷기업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시장의 침체다. 일본의 속옷시장은 10년전 8000억엔(8조8900억원)에서 최근 7000억엔(7조9068억원)으로 움츠러들었다. 유니클로 등 저가 브랜드 공세와 인구 감소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일본 속옷업체들은 세계 각국 여성들의 속옷 취향(사진)을 분석하고 타깃층을 명확히해 해외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럽 여성은 패드가 없고 레이스와 자수가 들어간 속옷을 선호한다. 같은 서양이지만 미국(시장규모 1조엔)은 패드없이 매끄러운 표면에 심플한 디자인이 인기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 모두 패드가 있는 것을 선호하지만 중국이 장식이 많고 배색도 독특한 것을 찾는 반면 일본은 기능성과 귀여운 디자인을 중시한다.

기업에 따라 타킷지역도 다르다. 일본 전통적 속옷 강자 와코루는 유럽, 군제는 아시아, 보정속옷 전문업체 골드플래그는 미국을 해외진출 교두보로 삼았다.

와코루는 2002년 영국 속옷회사 이브덴을 200억엔(1976억원)에 인수해 유럽 판로개척에 활용하고, 유럽 현지인을 위한 디자인도 강화했다.

군제는 일본인 체형과 유사한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3년 전 베이징에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골드플래그는 보정속옷 강점을 내세워 북미 마케팅을 차별화했다. 방문 고객을 1시간 가까이 상담하고 병원을 방불케하는 ‘건강기록부’를 작성해 나이와 신체구조에 따른 최적의 가슴 모양을 만들어 준다. 매장에서 어깨끈과 컵을 바로바로 조정해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골드플래그 상품은 대부분 일본 직수입으로 브래지어 가격이 9000엔(약 9만원)대로 비싸지만 고객 충성도는 높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뉴욕 3개 매장은 모두 매출이 전년대비 2배 상승해 1억엔(9억80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브랜드 파워를 살려 대만에도 매장을 열고 홍콩과 싱가포르도 진출할 계획이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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