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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아베, 자기부상열차에 경제부활 승부수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시속 500㎞, 기존 신칸센(新幹線)보다 1.7배 빠른 900억달러 짜리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900억달러(약 91조원)를 쏟아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초고속 자기부상열차에 ‘아베노믹스’의 승패를 걸고 있다.

흰색의 날씬한 외모, 후지산을 배경으로 도쿄를 향해 질주하는 초고속열차 신칸센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극적으로 개통되면서 일본 경제성장의 상징처럼 여겨져왔다.

[사진=위키피디아]

반세기가 지난 지금,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은 새롭게 개발하는 신칸센 자기부상열차 노선을 통해 경제부흥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최초로 초고속열차를 선보인 일본이 20년 만의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초고속열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900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도쿄와 오사카 간 추오신칸센 노선을 개발,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예산 규모로 보면 세계 최고라고 WSJ은 전했다.

이 구간에는 기존에 이미 신칸센 열차를 운행중이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두 도시 간 여행시간을 지금보다 한 시간 앞당길 수 있다. 새로운 신칸센 자기부상열차의 속도는 시속 500㎞(시속 약 310마일)로 지금의 신칸센보다 시속 200㎞ 더 빠르다.

제이알도카이(JR東海ㆍ일본중앙철도) 측은 자기부상열차 노선 개발로 기존 도쿄-오사카 노선 연간 7700만명의 승객들을 포함해 8800만명의 여행객을 끌어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도쿄-오사카 노선 승객 수는 연간 1억4300만 명 가량이다.

[사진=WSJ]

‘자기부상열차가 일본을 개혁하게 될 진짜 이유’의 저자인 히루 이치카와 도쿄 메이지대 교수는 WSJ에 “신식 열차를 통해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은 일본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베 정부의 올해 ‘마지막 전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노선 개발이 수출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이란 비전도 제시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뉴욕-워싱턴 간 초고속 열차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비관론도 제기됐다.

일본 인구가 현재 1억2700만명에서 1억명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승객 수 감소로 인한 영업이익 하락도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지로 하시야마 치바상과대학 교수는 “21세기 말에는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일본 내 초고속 열차 수요가 늘고 있는지 확실히 의문”이라고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넉넉치 못한 개발 예산도 문제시되고 있다. 정부 예산보다 현재 운행중인 도쿄-오사카 노선의 운영 수입으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때문에 개발은 더욱 지연될 전망이다.

공사는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1단계로 도쿄올림픽 7년 뒤인 2027년까지 도쿄와 나고야 노선을 개통하고, 이후 2단계로 2045년까지 나고야와 오사카를 잇는다는 계획이다.

오사카는 2027년 동시 개통을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으나 현재까지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터널 공사 등으로 인한 환경 파괴문제와 비싼 가격 등의 문제로 상업화 전환과 수출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면서 ‘반세기만의 꿈’은 여러 난제와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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