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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가는 낮추고 리스크는 줄이고…‘저환율시대’ 기업은 해외로 간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2836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그런데 원화 기준으로 금액이 29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어든다. 원화 강세가 추세화되면서 ‘저(低)환율 시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수출해도 이익이 줄어들거나, 아예 손해가 나 수출을 계속하는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기업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결국 기업들이 택한 활로는 해외 진출이다. 주요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겨 원가를 낮추고 환율 리스크도 줄이려는 포석이다.

특히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자동차ㆍ타이어와 전기ㆍ전자ㆍIT(정보통신) 등의 해외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북부의 박닝성 당국의 승인을 얻어 이달중 삼성전자 제1 휴대전화 공장의 잔여부지 46.28㏊에 모바일 디스플레이 모듈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10억 달러의 투자대가로 베트남 정부는 공장 설립 후 첫 4년 동안 법인세 100%, 이후 9년간 50%를 각각 감면해준다.

현대자동차그룹는 최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州)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의 여섯 번째 해외공장이자, 중남미 지역 첫 공장이 된다. 한국타이어는 내년 1월 미국 테네시주에 8번째 공장을 착공한다. 넥센타이어도 체코에 1조2000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주에 2016년 초 준공을 목표로 약 4억1300만 달러를 투입해 연간 400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내년 말부터 연간 10만여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를 본격 양산할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에 연산 300만t 규모의 고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다. 현재 54% 정도의 공정이 진행됐으며,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잇달아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무너지면 성장도, 일자리도, 내수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당국은 수출 기업의 안정을 위해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우선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임 경제부총리에 임명된 최경환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수출기업들을 위해 인위적으로 고환율 정책을 펴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투기적 자본의 외환시장 교란 등을 엄중히 단속할 방침이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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