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에 따르면 지지자 수천명이 러시아와 자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국기를 흔들며 이들을 환영했다. 친러 세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조속한 군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는 아무런 화답도 하지 않고 있다.
한 때 인구 100만의 도시 도네츠크는 공포에 찬 주민들이 도시를 이탈하면서 점차 ‘유령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 =도이체빌레] |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공포를 느낀 주민 수만명이 달아나고, 기업 수백개가 문들 닫으면서, “도심 구석구석에 비현실적인 분위기가 퍼져있다”면서 “ATM기는 현금이 떨어졌고 상점은 일찌감치 문닫았다. 총을 든 남자를 초밥 식당 밖이나 앰뷸런스 차량 뒤에서 보는 건 흔한 광경이 됐다”고 현지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첸코 시장은 가디언에 “대략 3만명 주민이 도시를 떠났고, 중소기업 12%가 문을 닫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했으며 8207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먼저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소요 사태 이후 아파트 임대 사업의 주 고객인 장기 투숙 기업인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부동산 임대 사업가는 울상을 짓고 있다. 현지 아파트 임대사업가인 비탈리 사마린은 임대 아파트 수를 53개에서 12개로 줄였으며, 수입은 최소 60% 줄었다고 했다. 그가 13만달러를 주고 산 아파트 시세는 부동산 시장 붕괴로 현재 반토막 이상인 하락한 4만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상점, 편의점 등은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아예 영업을 중단했다. 백화점 거리는 폐쇄됐고, 문을 열고 있는 백화점에도 ‘60% 할인’ 광고만 나부끼고 있다. 포시즌백화점은 고객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물류 길이 막히면서 외국 담배, 맥주, 의약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됐고, 자국산만 넘쳐나고 있다. 특히 항암치료제, 항생제 등은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카페, 식당은 저녁 무렵이면 문을 닫아 해진 뒤 거리는 유령 마을이 된다. 바에서 월드컵 중계를 시청하는 이들도 없다. 카페 주 고객인 중산층 젊은 세대는 대부분 친 우크라이나계로, 도네츠크를 가장 먼저 버리고 떠났다.
한 친 우크라이나계 운동가는 “도네츠크에 있는 사람들은 점점 더 냉혹하고 분노에 차있다”며 “길거리에서 우크라이나 말을 쓰는 것조차 위험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