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을 끝낸 10년 민간 임대아파트 ‘춘천 거두 호반베르디움 에코’는 최근 100% 계약을 끝냈다. 인근 지역에서 미분양이 잇따라 발생하던 것과 대조된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분양전환 임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세입자가 5~10년간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살다가 분양전환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주택이다. 5~10년간 안정적으로 임대에 살다가 나중에 시장 상황을 봐서 주택 구매를 최종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수요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5,10년 공공임대 아파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가장 많이 공급한다. 올 상반기 8000여가구를 공급해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와 시흥 목감지구에서 공급된 10년 임대아파트는 각각 221%, 234%의 청약 접수율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주택형별로 일부 소형은 수십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분양 전환 임대아파트는 입주 때 목돈이 들지 않고, 주거비 부담도 일반 전세에 비해 가볍고, 향후 임대료 인상률도 5% 수준으로 제한해 안정적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LH는 올 하반기 전국 8개 단지, 5625가구의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로 공급할 계획이다. 수도권이 5개 단지 4199가구, 지방이 3개단지 1426가구 규모다.
우선 이달 중 공급이 많다. 구리갈매 A2블록에 10년 공공임대로 전용 51·59㎡ 소형 1444가구를 공급한다. 인천서창2지구 3블록에서도 이달 전용 61·74·84㎡ 742가구를 10년 공공임대로 분양한다. 지방에선 이달 충주 안림에서 전용 59·74·84㎡로 구성된 10년 공공임대 344가구를 공급한다.
천안에서 지난달 공급된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하나리움아인스파크’ 견본주택 모습. |
8월에는 강원혁신도시 A2블록에서 전용 51·59㎡ 소형 756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며, 9월에는 의정부민락2지구 A1블록에 전용 51·59㎡ 소형평형으로 구성된 37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분양 성수기로 꼽히는 10월에도 분양전환 공공임대 공급이 많다. 부천옥길 B1블록에 10년 공공임대 913가구와 안양 덕천에 5년 공공임대 729가구를 공급한다. 같은 달 대구노원 지구에 5년 공공임대 32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부영주택, 호반건설, 중흥건설, 한양, 우남건설 등 민간건설사도 최근 분양전환 임대 아파트 분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파트 부지를 조성 원가의 70% 수준으로 싸게 살 수 있고 국민주택기금에서 낮은 금리로 지원받을 수 있어 주택시장 침체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건설사들의 대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성적도 좋은 편이다. 한양은 4월 세종시 ‘한양수자인 와이즈시티’(2170가구)를 공급해 4000여명의 투자자가 몰렸다. 현재 90% 가까운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당장 내달 우남건설이 용인시 역북동 행정타운 인근에서 10년 분양 전환 임대아파트인 ‘용인 역북 우남퍼스트빌’(총 914가구, 전용 67~84㎡)을 분양한다. 임대기간은 10년이며 5년이 경과하면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로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내부 평면이나 마감재 등이 일반 분양 아파트 못지 않은 수준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5~10년후 분양전환 과정에서 세입자와 건설사가 분양가 산정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감정평가업체 두 곳이 산정한 평균금액으로 분양가를 책정하지만 조율이 안돼 법정 소송까지 가기도 한다. 경기가 좋지 않아 건설사가 경영난에 빠질 경우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임대 계약을 맺을 때 임차인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확인하는게 필수”라며 “건설사 사정, 월 임대료 수준, 분양 전환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