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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男 스토킹에, 성매매 알선까지…카톡 ‘아이디 검색’ 악용 급증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지난 5월 A 씨는 낯선 남성에게서 뜻밖의 카카오톡(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남성은 “만남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보고, 앱 아이디가 혹시나 카톡 아이디와 같지 않을까 싶어 검색해봤다”며 오프라인 만남을 제의했다. 다름아닌 며칠 전 호기심에 가입한 즉석 만남 앱에서 만난 남성이었다. A 씨가 두려운 마음에 답장을 하지 않자 남성은 다음날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대학생 윤정민(26) 씨도 얼마 전 모르는 사람에게 카톡 게임 초대 메시지를 받았다. 알고보니 중학생 B군이 게임 아이템을 받기 위해 무작위로 아이디를 조합, 검색해 메시지를 보낸 것. 중학생 B 군은 사람들이 아이디를 만들 때 일반적으로 이름과 생년월일을 조합한다는 것을 떠올려 손쉽게 타겟을 선정했다.

최근 카톡과 틱톡 등 모바일ㆍPC 겸용 메신저를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메신저는 전화번호, 이름 등 타인의 신상정보를 몰라도 아이디만 알면 친구 검색과 등록이 가능한 취약점을 안고 있어 자칫 성매매 등 범죄에까지 활용돼 논란이 예상된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사이버 범죄는 주로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에 성매매 알선업자나 카톡 게임 친구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를 도용하는 이들이 게시판 등에 게재된 카카오톡 아이디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톡 뿐 아니라 외국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성매매 암시글을 게재해 성 구매자가 관심을 보이면 카톡을 통해 성매매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또 알선업자 측에서 무차별적으로 아이디를 검색해 광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실제로 서울 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소속 경찰은 “최근 일선 경찰서에서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선정적인 사진을 유포해 팔로워 숫자를 늘린 후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 네티즌에게 자신의 카톡 아이디를 알려주고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은 신상이 노출될 수 있는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행성 게임 홍보에까지 활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이같은 모바일메신저 활용범죄에 대해 마땅한 방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 측은 “실제로 대화 내용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가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예방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대신 아이디 검색으로 등록할 경우 전화번호가 없기 때문에 메신저 창 상단에 경고 문구가 뜨고, 신고를 받은 사람은 일시정지를 받거나 영구정리를 당하기도 한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메신저 등을 매개로 하는 범죄의 경우, 본인이 주의하지 않는 한 특별한 예방책이 없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카톡의 경우 아이디검색을 허용하지 않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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