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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텅빈 한국’ 기업들 해외생산기지 건설 러시
[헤럴드경제]우리나라의 산업공동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용절감은 기업들의 최대 과제. 땅값이 싸고, 인건비가 저렴한 곳을 기업들이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한국이 텅 빈다는 것이다. ‘투자에 이은 고용과 소비, 그리고 재투자’라는 선순환의 시작은 기업의 투자인데, 기업들의 해외생산기지 건설은 한국경제의 저성장 탈출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 주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 착공에 들어가 2016년 완공할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이 지어지면 기아차의 여섯번째 해외공장이자, 남미지역에 들어서는 첫번째 공장이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북부 박닝성에 10억달러 규모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모듈공장을 설립한다. 최근 박닝성 당국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출한 투자제안서를 승인함에 따라 이달중 삼성전자 제1 휴대전화 공장의 잔여부지 46.28㏊에 모듈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공장 설립 후 첫 4년 동안 법인세 100%, 이후 9년간 50%를 각각 감면한다.

현대차도 멕시코 공장 이외 중국 서부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4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고, 기아차는 중국에서 3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공장 건립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올해 54.2%에서 2016년에는 57.4%로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도 미국 조지아주에 총 3500만달러를 들여 현지 근로자 350명을 고용할 수 있는 자동차 시트 공장을 건설 중이다.

LG화학은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난징시정부와 MOU를 체결했다. LG화학은 내년 말부터 연간 10만여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있는 배터리를 본격 양산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내년 1월 미국 테네시주에 8번째 공장을 착공한다. 넥센타이어도 체코에 1조2000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주에 2016년 초 준공을 목표로 약 4억1300만 달러를 투입해 연간 400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이 브라질에 건설 중인 연산 300만t 규모의 고로제철소는 현재 54%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풍부한 노동력과 싼 인건비, 세제 혜택과 부지제공 등 현지 정부의 지원, 시장 접근성 등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의 현지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직접 현지에 들어가 고용을 일으키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그 시장에서 물건을 잘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와 높은 인건비, 비싼 토지 비용 등을 이유로 공장을 지을 엄두도 못 낸다는 게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현대자동차는 1996년 아산공장 설립 이후, 삼성전자는 2012년 6월 화성캠퍼스에서 반도체 17라인 기공식을 연 이후 국내에서 더 이상의 공장 신설은 없었다.

특히 국내 서비스업이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산업 기반인 제조업이 빠져나가면 산업공동화로 인해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은 더욱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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